코트에 새긴 새 역사… ‘신’ 앞에 한계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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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프로스포츠 첫 7연패 위업
프로배구 챔프전 1패뒤 3연승
여오현-석진욱 없이도 최강 확인… 통산 8회-통합 5회 우승도 달성
신 감독 “영광스럽지만 부담도 커”

“감독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을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같은 훈련을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 (프로 스포츠 최초의) 7연패가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부끄럽지 않은 팀이 돼야 한다는 부담도 크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이번 시즌 내내 “(1995년부터) 팀을 맡은 뒤 가장 힘들다”는 말을 했다. 이유는 있었다. 역대 최고의 리베로라고 평가받는 여오현이 현대캐피탈로, ‘배구 도사’ 레프트 석진욱이 러시앤캐시 수석코치로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떠났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서브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면 세터도, 공격수도 흔들린다. 선수들 모두가 불안해진다. 그전에는 언제든 우리만의 배구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올 시즌에는 그게 안 됐다”고 말했다.

그래도 우승은 삼성화재의 차지였다.

삼성화재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4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3-0(25-18, 25-22, 25-22)으로 완파하고 V리그 통산 8회 및 7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통산 5번째 통합우승에 성공한 삼성화재는 처음으로 1패 뒤 3연승의 ‘리버스 스윕’도 기록했다. 처음 4세트를 내주고 9세트를 연속으로 이겼다. 이날 양 팀 최다인 30점(공격 성공률 62.2%)을 올린 레오는 기자단 투표 28표 가운데 26표를 얻어 2년 연속 챔프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삼성화재 주장 고희진은 “내가 최고가 아니라면 최고가 우리를 뛰게 만들면 된다. 우리 팀 국내 선수 모두 레오가 최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7년 연속 우승은 국내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최다이다. 6연패도 삼성화재와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뿐이었다. 프로야구에서는 해태가 4연패(1986∼1989)의 기록을 갖고 있다. 1995년 11월 창단한 삼성화재는 실업팀으로 처음 출전한 1997년 겨울리그부터 올해까지 18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그중 두 번을 빼곤 모두 우승했다.

천안=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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