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패션 수도’는 서울 아닌 호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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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산업硏 시장조사 보고서 입수… 본보, 지역별 소비특성 살펴보니

전국에서 패션에 가장 관심 있는 지역은 어디일까. 광주·전라 지역은 ‘패션 피플’에 가깝고 대구·경북 지역은 다소 무관심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진행한 ‘2013년 패션시장 규모조사’ 보고서를 최근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패션에 대한 태도가 지역별로 뚜렷하게 다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광주·전라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특히 ‘옷을 잘 입는 것이 내 삶에 매우 중요하다’는 질문에 가장 높은 점수(64.2점·100점 만점)를 줬다. 다른 지역 평균은 58.0점이었다. 이들은 ‘유명 브랜드라면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1위(69.3점)를 차지했다.

반면 대구·경북 지역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패션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이들은 ‘패션에 대한 잡지나 기사를 즐겨 보느냐’는 질문과 ‘유행하는 패션을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가장 낮은 점수(각각 39.9점, 53.5점)를 줬다. 반면 ‘세일 기간을 이용해 주로 옷을 산다’는 항목에는 가장 높은 점수(71.5점)를 줬다.

패션 제품을 가장 꼼꼼하고 깐깐하게 고르는 곳은 강원·제주 지역이었다. 이들은 제품 선택 시 고려 기준을 묻는 8개 항목 중 디자인·색상·가격·소재·품질·유행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계획을 세워 꼭 필요한 옷만 구매한다’는 항목에서도 1위(68.5점)였다.

서울 지역 사람들은 판매원의 조언에 가장 둔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정보를 판매원의 조언에서 얻는다’는 항목에서 가장 낮은 점수(60.5점)를 차지했다.

인천·경기 지역 사람들은 주변을 통해 패션에 대한 영감을 많이 얻고 있었다. 패션 잡지와 타인의 옷차림,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통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한편 연구진은 2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소비 행태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그 결과 의류 소비는 소득수준이 아닌 패션에 대한 관심이 좌우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위소득-패션 민감 집단의 가구당 패션분야 지출액(17만3458원)은 상위소득-패션 둔감 집단(11만1897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을 소득(월소득 340만 원 이하 ‘하위’, 340만 초과∼450만 원 이하 ‘중위’, 450만 원 초과 ‘상위’)과 패션 분야에 대한 지출 비중(월소득의 3.6% 이하는 ‘패션 둔감 집단’, 3.6% 초과는 ‘패션 민감 집단’)에 따라 6개로 나눴다.

아웃도어 의류는 패션에 민감한 상위소득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시행한 추호정 서울대 교수(의류학)는 “이전까지는 패션 시장의 고객 세분화 기준이 소득뿐이었지만, 이번 연구 결과 좀 더 다양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패션 산업#광주#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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