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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심판 첫 변론]“대한민국 파괴” vs “민주주의 후퇴”… 장관-黨대표 맞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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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심판 첫 변론]“대한민국 파괴” vs “민주주의 후퇴”… 장관-黨대표 맞붙다

동아일보입력 2014-01-29 03:00수정 2014-01-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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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창 - 통진의 방패 첫 대결
황교안 법무 vs 이정희 대표
크게보기28일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과 정당활동금지 가처분신청 첫 변론이 진행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정부 측은 ‘통진당 목적과 활동의 위헌성’을, 통진당 측은 ‘정당 해산의 절차적 문제와 의원직 상실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치열하게 맞섰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되는 정당만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게 헌법의 선언이고 대다수 국민의 뜻입니다. 통합진보당 해산과 소속 의원의 의원직 상실 및 정당 활동 정지 결정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황교안 법무부 장관)

“정당 해산 청구는 한국 사회 민주주의의 급격한 후퇴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독재의 첫 번째 징표는 바로 집권자가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야당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입니다.”(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통진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및 정당 활동금지 가처분신청 사건에 대한 첫 변론기일에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이정희 통진당 대표가 ‘맞짱’ 대결을 벌였다. 황 장관과 이 대표는 28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첫 변론에서 각각 청구인 대표와 피청구인 대표로 나섰다.

○ 황교안 vs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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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장관은 통진당의 목적과 활동의 위헌성, 북한과의 연계성을 언급하며 정당해산과 의원직 상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장관의 변론은 5분 정도로 짧았지만 단호했다. 오후 1시 45분쯤 대심판정에 들어와 통진당 측 변호인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황 장관은 “통진당의 최고 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와 강령의 구체적 내용은 현 정권을 타도하고 북한과 연방제 통일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석기 통진당 의원이 연루된 RO(혁명조직)가 “북한의 대남혁명 전략에 따라 내란을 음모해 대한민국을 파괴·전복하려 했다”며 “통진당은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장성택 처형 등 북한의 반국가적 반민주적 반인권적 행태를 비판하거나 반대의 뜻을 나타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차분하지만 강한 어투로 맞섰다. 그는 “내란음모사건이 확정된 사실인 양 정당해산을 청구하고, 다수 국민의 개혁적 요구를 담아 10만 당원의 토론을 거쳐 정한 통진당 강령을 위장전술이라고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 측이 국민주권주의에 위배된다고 한 ‘일하는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이라는 통진당 강령에 대해서는 “통진당은 부당한 특권 해체와 동등한 주권 보장을 말했지, 누구에게만 주권을 부여하고 누구의 기본권을 빼앗겠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통진당이 해산되면 자신들이 입장을 대변해준 노동자나 농민 서민의 기본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건은 통진당의 정치활동 권리뿐 아니라 통진당을 통해 실현되는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 침해도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황 장관은 지난해 11월 5일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때부터 변론에 직접 나설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정당해산심판이 건국 이후 처음 이뤄지는 데다 헌법에 의해 보호받는 정당을 정부가 위헌정당이라고 판단한 만큼 대표자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 것. 당초 법무부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는 변론준비기일에는 차관이 나오는 방향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변론기일에는 장관은 참석하지 않고 정점식 TF 팀장이 주도한다.

○ 양두구육 vs 무신불립

이어진 변론에서는 양측 변호인들이 사자성어로 공방을 벌였다. 전날 언론중재위원장 직을 사임하고 정부 측 대리인을 맡은 권성 전 헌법재판관(73)은 “통진당의 기만 전략은 한마디로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내걸고 실제론 개고기를 판다)’이다. 이런 정당을 헌법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지 냉철히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통진당이 진보적 민주주의를 내걸고 있지만 실체는 북한식 사회주의라는 뜻이다. 권 전 재판관은 또 “임진왜란 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명나라를 칠 테니 조선은 길만 내달라고 했듯이 진보적 민주주의를 위해 자유 민주주의를 비켜 달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느냐. 자유를 부정하는 정당에 자유를 줘서 자유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는 없다”고도 했다.

통진당 측 김선수 변호사는 논어에 나오는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말로 맞섰다. 무신불립은 논어에서 공자가 국가경영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은 것으로 ‘백성의 신뢰’를 뜻한다. 김 변호사는 “정당이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한 자유로운 토론과 여론에 의한 국민의 선택에 맡겨야 하는데 정부의 해산심판 청구는 국민을 믿지 못한 결과”라며 “정권이 국민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바로 설 수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 변론기일은 다음 달 1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헌재는 이날 참고인 4명으로부터 정당해산심판제도와 통진당 강령의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여부에 대해 들을 예정이다. 정부 측 참고인은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상겸 동국대 법대 교수, 통진당 측 참고인은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통합진보당#황교안#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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