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는 세터놀음? 잘 봐, 서브 리시브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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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한국전력, 현대캐피탈 만나면 강서브 척척 받아내 총득점은 같아
최고 리베로 여오현의 현대캐피탈… 맞수 삼성화재 서브 유독 잘 받아

골리앗에게 제일 무서운 상대는 처음부터 쉽게 빈틈을 보이지 않는 다윗이다.

2013∼2014 NH농협 V리그 남자부 선두 현대캐피탈은 유독 최하위 한국전력만 만나면 약한 면모를 보였다. 성적에서는 2승 1패로 현대캐피탈이 앞서 있지만 두 팀이 맞대결에서 기록한 총점은 318점으로 같다. 유독 현대캐피탈이 한국전력에 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서브 리시브다. 20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한국전력 선수들은 현대캐피탈 경기에서는 서브 리시브 성공률 66.3%를 기록했다. 그 어떤 팀도 특정 팀을 상대로 이렇게 정확하게 서브를 받지는 못했다.

거꾸로 현대캐피탈 서브를 가장 못 받는 팀은 2위 삼성화재다. 삼성화재 선수들이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기록한 리시브 성공률은 42.3%밖에 되지 않았다. 7개 팀 간 상대 성적 중 가장 나쁜 기록이다. 삼성화재는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서브 리시브 성공률(49.2%)이 50%가 되지 않는 팀인 데다 현대캐피탈만 만나면 더더욱 기를 펴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리시브 성공률(54.4%) 4위지만 삼성화재를 만나서는 기록이 56.6%로 좋아졌다. 우리카드(58.6%)에 이어 삼성화재 서브를 가장 잘 받은 팀이 현대캐피탈이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삼성화재 서브를 잘 받는 이유에 대해 “여오현(36·리베로)에게 물어보라”며 웃었다.

두 팀은 22일 천안에서 열리는 4라운드 첫 경기에서 승부를 겨룬다. 현대캐피탈 문성민(28·레포트)과 삼성화재 박철우(29·라이트)가 모두 출전하는 올 시즌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팀 모두 총력전을 펼 게 틀림없지만 그런 경기일수록 기본기에서 승부가 갈릴 확률이 높다. 서브 리시브는 배구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한국전력(승점 14점)이 신생팀 러시앤캐시에 승점 3점 차이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이유 역시 서브 리시브다. 러시앤캐시 선수들은 한국전력 선수들의 서브를 받아 그중 59.9%를 세터 이민규에게 정확하게 연결했다. 반면 한국전력은 서브 리시브 성공률 1위(59.4%) 기록이 무색하게 러시앤캐시를 만나면 48.2%로 나빠졌다.

여자부에서는 1위 팀 기업은행이 상대 서브 리시브를 가장 심하게 흔들었다(상대팀 리시브 성공률 31.7%). 특히 2위 GS칼텍스(23.5%)가 기업은행 서브를 받는 데 가장 애를 먹었다. GS칼텍스가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패배를 설욕하려면 기업은행 서브 패턴을 좀더 꼼꼼하게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전력#현대캐피탈#삼성화재#여오현#서브#리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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