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이언스誌 선정 올해 과학뉴스 1위는 ‘암 면역치료법’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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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기적인 암 치료법이 올해 최고의 과학뉴스로 꼽혔다.

과학 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는 20일 올해의 10대 과학뉴스를 발표하며 ‘암 면역치료법’을 1위로 선정했다. 암 면역치료법은 체내 면역세포를 조정해, 암 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는 기법이다.

보통 암 세포는 면역세포의 눈을 피하기 위해 특별한 단백질을 분비한다. 과학자들은 특정 약물로 면역세포를 자극함으로써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한 것이다. 대형 제약회사 다섯 곳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치료법을 실제로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을 비롯해 백혈병, 신장암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생존 기간이 늘고 내성 발생이나 재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암 세포를 직접 겨냥한 치료법은 효과가 일시적이고 내성이 생긴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암 면역치료법은 이미 있는 면역세포를 이용할 뿐 아니라 효과가 지속적이라는 점에서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을 받으며 올해 최고 뉴스에 올랐다.

올해의 뉴스 중에는 한국인 과학자가 이끈 연구도 눈에 띈다. 바로 정광훈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후 연구원이 주도한 ‘뇌를 투명하게 보는 기술’. 연구진은 생쥐의 뇌에서 지질 성분을 제거해 뇌의 구조 신경세포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뇌를 500nm(1nm는 10억분의 1m) 수준으로 볼 수 있는데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보다 해상도가 2000배나 높다. ‘유전자 수술’을 가능하게 만드는 유전자 편집기술도 주목을 받았다. ‘CRISPR’라는 칼을 이용해 나쁜 돌연변이를 잘라내고 건강한 DNA로 교체하는 기술이다.

올해의 과학 뉴스에는 생명과학 분야가 많다는 특징이 눈에 띈다. 카페인을 첨가해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얻는 데 성공한 기술이나 사람의 장기를 본떠 ‘미니 장기’를 만드는 기술, 필요한 백신을 구조적으로 설계해 만드는 기술 등이 해당한다. 일과 시간 동안 뇌에 만들어진 독소를 청소하기 위해 잠이 필요하다는 사실, 몸속에 사는 미생물이 영양분 흡수와 질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 등도 순위에 올랐다.

이 밖에 우주인을 위협하는 고에너지 입자 ‘우주선’이 별이나 초신성이 폭발할 때 만들어진다는 사실, ‘페로브스카이트’라는 물질을 이용해 싸고 효율 높은 태양전지를 만드는 방법도 선정됐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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