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도시락 토크 CEO와 점심을]<8>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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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위기속 기회 찾게 해주는 밑천”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다산네트워크 본사에서 열린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 행사에서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다산네트워크 본사에서 열린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 행사에서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성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창업해서 실패했다고 열등감을 가질 필요 없습니다. 원래 창업하면 80∼90%는 망해요. 저도 회사를 22년간 이끌어오는 동안 네 번이나 위기에 처했어요. 기업이 돌아가고, 어떻게 매출을 늘릴지 걱정하는 단계라면 성공인 겁니다.”

성공한 벤처 1세대로 꼽히는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51)는 19일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다산네트웍스 본사에서 만나 이렇게 말했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주최하는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 프로젝트의 여덟 번째 행사인 이번 만남에는 창업 경험이 있는 노종찬 원트리즈뮤직 공동대표, 이우용 이라시스 대표(29), 손철 티에이비 대표(32)를 비롯해 서민교(25·경희대 화학공학과), 백두현 씨(21·원광대 전기공학과) 등 기업가를 꿈꾸는 청년들이 참석했다. 이 밖에 김재윤(26·호주 매쿼리대 회계학과), 손규빈 씨(19·연세대 사회과학과)도 함께했다.

행사가 진행된 회의실에는 남 대표가 자주 말하는 ‘하고자 하는 자는 방법을 찾고, 하기 싫어하는 자는 핑계를 찾는다’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남 대표는 벤처기업협회장과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남 대표가 자신을 “4전 5기의 표본”이라고 소개하자 참가자들은 그의 위기 극복 스토리를 궁금해했다. 남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소프트웨어를 수입해 국내 대기업에 파는 사업을 하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았다. “환율이 2배로 뛰지 뭡니까. 주문은 받았고 달러는 송금해야 하는데 돈은 없었죠. 결국 실리콘밸리 거래처로 찾아가 ‘천재지변을 만났으니 6개월만 지불을 유예해 달라’고 했어요.” 이후 남 대표와 직원 11명은 실리콘밸리에서 각종 외주 업무를 해가며 빚을 갚았다.

남 대표는 “실리콘밸리에 머무는 동안 미국 시스코의 인터넷 장비와 이베이의 플랫폼 사업을 봤고 한국에 돌아와 라우터(네트워크 중계기)를 개발해 성공 발판을 마련했다”며 “결국 위기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었던 셈이다”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직원들의 업무 능력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남 대표는 “냉정하게 평가하되 더 좋은 인력을 구할 자신이 없다면 가르치고, 설득하고, 인센티브도 내걸고, 소주도 마시면서 직원들을 움직이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20대에 필요한 경험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백 씨에겐 “창업이든 취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뭐든지 부딪치고 해보라”고 조언했다.

남 대표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자동차에서 6년간 근무하다 중소기업으로 옮겨 2년간 일했다. 그러나 비전을 찾지 못하고 나와 1991년 창업했다. 당시 그의 재산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2000만 원짜리 전셋집뿐이었다. 남 대표는 “사람의 판단은 정보와 경험의 격차에서 갈린다”며 “젊을 땐 깨지고 실패해도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창업을 하고는 싶지만 시작할 방법을 모르겠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김 씨는 창업할 때 어떻게 아이디어를 떠올렸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남 대표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창업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시장을 먼저 보라”고 말했다. 그는 “1993년 다산네트웍스의 모태가 된 다산기연을 설립하면서 대우자동차 시절부터 하고 싶었던 자동차 시험장비를 만들었지만 그 사업은 지금까지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성남=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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