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大 프라임칼리지가 先취업 後진학의 모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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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프라임칼리지 학장-박융수 교육부 국장-장헌정 울산마이스터고 교장 3인 대담

한국방송통신대는 선취업 후진학에 앞장서기 위해 내년부터 프라임칼리지에서 2개의 학사학위과정 학부를 운영한다. 박융수 교육부 평생교육국장, 이동국 프라임칼리지 학장, 장헌정 울산마이스터고 교장(왼쪽부터)이 고등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프라임칼리지의 장점을 말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한국방송통신대는 선취업 후진학에 앞장서기 위해 내년부터 프라임칼리지에서 2개의 학사학위과정 학부를 운영한다. 박융수 교육부 평생교육국장, 이동국 프라임칼리지 학장, 장헌정 울산마이스터고 교장(왼쪽부터)이 고등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와 프라임칼리지의 장점을 말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청년 실업으로 인한 교육 현장의 고통이 날로 커지고 있다.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그중에서도 학력과잉 현상, 그리고 현장과 동떨어진 대학 교육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선취업 후진학’을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등 고등교육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국내 유일의 국립 원격대학인 한국방송통신대는 이에 맞춰 2013년 새로운 유형의 단과대학인 프라임칼리지를 열었다. 교육부는 이를 국내에서 유일한 ‘스마트 선취업 후진학 허브대학’으로 지정해 고졸 재직자의 기초 이론과 실무 역량을 키워주는 열쇠로 삼았다.

프라임칼리지는 한발 더 나아가 2014학년도부터 선취업 후진학 학사학위과정으로 2개의 학부를 새로 만들었다. 이 과정이 교육시스템의 전반적인 패러다임 변화에 어떻게 기여할지, 또 재직자들이 이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동국 프라임칼리지 학장, 박융수 교육부 평생교육국장, 장헌정 울산마이스터고 교장이 12일 방송대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선취업 후진학 분야의 전문가답게 각자의 현장에서 바라본 프라임칼리지의 역할과 전망에 대해 생생하게 이야기했다.

▽이동국 프라임칼리지 학장(이하 이 학장)=학교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마침 내년 학위과정 개설을 앞두고 내년 1월 10일까지 신입생 모집이 한창이라서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박융수 교육부 평생교육국장(이하 박 국장)=방송대는 지금까지도 재직자 교육에 큰 역할을 했다. 프라임칼리지를 통해 더 전문적이고 특화된 교육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 특히 온라인으로 교육하니까 직장인들에게 선취업 후진학 정책을 빠르게 정착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 학장=방송대는 지금까지 22개 학과에서 56만 명 이상을 배출한 최대, 최고의 고등원격평생교육기관이라 자부심이 크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가 가르친 것은 전통적인 학문, 이론 중심 교육이었다. 새로운 교육 수요를 개발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실용적이고 실무적인 분야로 확장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에서 4년간 50억 원씩 지원받아 선취업 후진학 학위 과정을 운영하게 됐다.

▽장헌정 울산마이스터고 교장(이하 장 교장)=선취업 후진학이라고 하니 마이스터고에서는 특히 기대가 크다. 어떤 과정인지 자세히 알고 싶다.

▽이 학장=신설된 프라임칼리지는 기존 단과대학과 다르다. 기존의 4050세대를 위한 재직자 기초교육은 일부 학점만 이수해도 되는 등 유연한 개방형 과정이 특징이다. 이번에 신설한 학위과정은 선취업 후진학에 더 초점을 맞췄다. 재직자를 현장의 최고 전문가로 키우기 위한 단과대라 할 수 있다.

▽박 국장=지금처럼 많은 학생이 대학을 가면 현장의 인력수급 불일치는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고용노동부의 중장기 전망을 보면 향후 10년간 고졸 인력은 32만 명 부족하고 전문대 이상 인력은 50만 명이 초과 공급될 걸로 예상된다. 선취업 후진학이 빨리 정착돼야 한다.

▽장 교장=그러려면 재직자에게 맞는 후진학 과정이 제대로 마련돼야 한다. 재직자 전형이나 산업대가 줄어드는 추세다. 사내대학은 대기업에나 있으니 접근하기 어렵다. 중소기업 직원들은 야간대학에 다니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등록금이 400만, 500만 원씩 한다. 그런 면에서 온라인으로 언제 어디서나 저렴하게 공부할 수 있는 프라임칼리지 과정은 정말 현실에 꼭 맞는 대책이다.

▽이 학장=신설 전공도 현장의 요구를 감안해 선택했다. 지난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기업체 재직자를 대상으로 어떤 학과를 원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해 금융·서비스학부와 첨단공학부를 신설했다. 금융·서비스학부는 실무적이고 자격증을 얻는 데 필요한 과목 위주로 나가려고 한다. 세무, 회계 등 전문가를 많이 섭외해 강의를 만들었다. 첨단공학부는 서울대, KAIST, 한국기술교육대의 최고 교수진들과 교육과정을 짰다. 지역의 협력대들과 실습을 진행해 현장형 공학도를 키울 방침이다.

▽장 교장=나는 기업체에 30년 근무하다 학교로 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기업 현황을 정확하게 안다. 지금은 대기업에서 기술직과 관리직의 급여 차이가 많이 안 난다. 기술직은 정년이 없지만 관리직은 직장을 5번 바꿔야 한다고 할 정도로 전전긍긍한다. 앞으로 한국 제조업에 기술 인력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이 학장=대졸자 수준에 맞는 전문직종이 국내에는 22.4%밖에 안 된다고 한다. 대학을 안 가도 되는데 모두 대학에 가는 게 악순환의 이유다. 취업할 이들은 먼저 취업하고 공부는 하고 싶을 때 해야 한다.

▽장 교장=첨단공학부의 과정을 보니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든다. 현장에서 원하는 융합적인 교육이 가능하고 또 우수 대학들과 연계한 것이 좋아 보인다. 학생들은 앞으로 평생 교육을 받아야 한다. 최근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재직자가 몇 년 뒤면 승진을 위해 공부하겠다는 욕구가 높아질 것이고 그러면 이 과정의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다.

▽박 국장=프라임칼리지의 노력을 보니 정부의 지원이 늦은 것 아닌가 반성이 될 정도로 고무적이다. 정부가 시간제 근로를 늘리고 경력단절 여성의 일자리를 찾기 위한 정책도 강화하고 있는데 방송대가 앞으로 이런 부분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정리=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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