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석 총장 “해외서 인정하는 교수실적 국내 4위-학생 취업프로그램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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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전북대학교 혁신 이끄는 서거석 총장

서거석 전북대 총장은 지방대부터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지방대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변화해야 하지만 정부 역시 특성화 집중 지원과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할당제를 확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서거석 전북대 총장은 지방대부터 위기가 닥쳐올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지방대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변화해야 하지만 정부 역시 특성화 집중 지원과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할당제를 확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우수한 신입생 유치와 졸업생의 취업률 제고. 서거석 전북대 총장(59)이 가장 신경 쓰는 두 가지 항목이다. 2006년 취임한 뒤 2010년 재임에 성공해 전북대를 7년째 이끄는 서 총장은 “교육·취업·연구 지원 시스템을 매일, 매월, 매년 바꾼다는 생각으로 대학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19대 회장이기도 하다.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만났을 때는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14학년도 정시대학입학정보박람회’ 막판 점검으로 분주했다. 올해로 15회째인 박람회를 통해 대학이 뛰어난 학생을 받아들였으면 하는 기대가 얼굴에 가득했다.

―전북대가 기초교육을 중시한다고 들었다.

“2012년 2월 학칙을 개정해 국립대에서는 처음으로 신입생 4학기제를 도입했다. 기초교육을 강화해야 전공교육이 내실화되고, 전공지식이 풍부한 졸업생이 우수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신입생은 4학기 동안 영어 수학 물리 화학 등 전공의 기초가 되는 17개 과목을 수준별로 배운다.”

―동아일보가 선정한 ‘청년드림대학’에도 뽑혔다.

“취업·창업 지원역량과 취업률을 종합 평가한 청년드림 우수대학으로 뽑혔다. 특히 세부항목 중 ‘경력개발 플랜’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학생의 취업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이 가장 잘 갖춰졌다고 공인받은 셈이다. 지방대 중에서 이런 평가를 받은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남다른 취업 지원 시스템이 있을 법하다.

“전북대의 취업 경쟁력은 ‘입학에서 졸업까지 끝까지 책임지는 취업지도’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제도가 ‘평생 지도교수제’와 ‘큰사람 프로젝트’다. 국립대 처음으로 도입한 평생 지도교수제는 신입생 때부터 지도교수를 배정해 취업과 학업, 대학생활을 상담하고 고민을 해결해주는 멘토링 시스템이다. 큰사람 프로젝트는 학년별로 전문지식과 인성을 쌓을 수 있게 하는 경력관리 지원프로그램이다. 두 가지 모두 정부로부터 우수 취업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았다.”

―연구능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데….

“2007년 국내 대학평가에서 전국 43위라는 낯 뜨거운 성적표를 받았다. 이것이 계기로 작용했다. 먼저 교수의 변화를 강조했다. 전임강사에서 정교수로 승진하는 요건을 단독 논문 6편에서 14편 이상으로 크게 늘렸다.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도 최소 2년에 1편 이상 의무적으로 논문을 쓰도록 했다. 재임용 기회는 한 번만 줬다. 그 결과 불과 2년 만에 세계 수준의 과학기술 논문 증가율에서 전국 1위에 올랐다. 연구비 수주액도 2007년 640억 원에서 5년 만에 124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서 총장은 연구의 질적 수준도 크게 향상됐다고 했다. 전북대가 ‘레이던 랭킹’에서 국내 종합대 중 지난해 3위, 올해 4위에 오른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 랭킹은 네덜란드 레이던대가 세계 500대 대학의 과학기술 논문 중 학문분야별 인용횟수 상위 10% 논문비율을 순위로 매긴다.

―현재 위치가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명문대학’ 슬로건에 맞다고 보나.

“취임 당시 2010년까지 국내 10대 대학, 2020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더 타임스와 톰슨로이터사가 공동 실시한 ‘2010 세계대학 평가’에서 전북대가 세계 273위에 올랐다. 국내 종합대학만 놓고 보면 6위에 해당한다. 매년 1500명 이상을 해외 자매결연 대학에 보내고 1000명 정도의 유학생을 받아들인다. 해외에 나가는 학생에게는 항공료와 학비를 지원한다. 전북대 학생에게는 세계가 곧 캠퍼스고 전북대는 세계인의 캠퍼스인 셈이다. 그렇지만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고 생각한다.”

신입생 4500명 중 수도권 등 전북지역 이외 출신 비율이 2006년 19.4%에서 2013년 38.9%로 높아진 점이 전북대의 달라진 위상을 말해준다. 신입생 수능등급 평균 역시 최근 5년 사이 각 영역마다 0.5 정도씩 올라갔다.

―총장 한 사람이 무조건 끌고 간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었을 텐데….

“현재를 위기로 알고 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토대로 구성원 전체가 혼연일체가 됐기에 가능했다. 총장으로서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승진요건 강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교수 개개인을 직접 찾아가 읍소했다. 면학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학생들과 4∼5시간씩 끝장토론도 마다하지 않았다.”

―학생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점이 있다면….

“자존감을 갖고 도전정신과 열정을 가득 품으며 남을 배려하라고 요청한다. 30시간 이상 봉사활동을 해야 졸업할 수 있다. 전통의 도시 전주에 대학이 있는 만큼 모든 학생이 판소리와 단소 중 한 가지를 이수해야 한다. 내년부터는 대학이 정한 문·사·철 고전 가운데 14권 이상을 읽도록 할 방침이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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