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교수 연구능력, SKY만큼 높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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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 7개 분야 논문 영향력 분석
상위 350명중 지방대 교수 비중 44%… 48세 이하가 29%… 소장파 학자 약진

대학 서열화의 구조는 쉽게 깨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이른바 스카이 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이 정점을 차지한 현실에서 지방대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그리 넓지 않다. 예산, 시설, 정원…. 어느 하나 녹록지 않지만 지방대 교수들의 연구능력은 스카이 대학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2004년부터 10년간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된 인문사회 분야의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한국연구재단 및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트리움과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다.

누가 수준 높은 결과를 내놓는지 확인하려고 분석팀은 논문의 직접 인용 건수와 간접 인용 사례를 모두 확인했다. 해당 논문이 학계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셈이다. 7개 분야(경제학 행정학 사회학 정치외교학 교육학 한국어·문학 역사학)의 논문 13만1589건과 참고문헌 250만7629건이 분석 대상. 지금까지 학계는 논문의 직접 인용 횟수(누적 피인용)만 따졌다.

영향력 지수가 가장 높은 연구자를 7개 분야별로 100명씩 선정해 합산했더니 경제학에서는 부산대가 1위, 충북대가 2위, 서울대가 3위였다. 행정학 순위는 대구대 1위, 영남대 2위, 명지대 3위였다. 교육학의 경우 부산대, 공주대, 대구대가 1∼3위에 올랐다.

분야별로 상위 50명씩, 모두 350명을 골라 대학별 분포를 비교한 결과도 비슷했다. 교육학은 부산대, 행정학은 대구대가 강세였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학의 비율은 43.7%였다. 스카이 대학은 14%에 그쳤다. 서울대 29명, 고려대 12명, 연세대 8명. 학교 명성이 논문 실력 순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흐름은 신진 학자들이 주도했다. 350명의 우수 연구자 중에서 103명(29.4%)이 1965년 이후 태어났다. 기존 평가 방식(누적 피인용)으로는 1950년대 이전에 출생한 학자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30대와 40대 학자들이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왕성하게 한다는 얘기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인문사회 7개 분야 상위 50위 학자의 명단을 보실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시면 인문사회 7개 분야 상위 50위 학자의 명단을 보실 수 있습니다.
분석을 주도한 배영찬 한양대 교수는 “대학 서열화가 공고한 반면 학자의 능력은 대학이나 지역에 상관없이 상향 평준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분야마다 우수 연구자, 우수 대학이 명확히 드러난 만큼 지역 학생이 무조건 서울의 대학원으로 쏠리는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지방대 교수#연구능력#논문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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