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명 앞에서 무장봉기 모의? 외화는 왜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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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일성에 충성맹세 한 모임… 비밀계획 새나가리라 생각 안한듯”
李오피스텔서 1억4000만원 발견… 달러-루블화 나와 배경 주목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이석기 의원은 5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종교시설에서 지하조직 RO 조직원 130여 명이 모인 비밀회합을 갖고 경기 남부지역의 항만 철도 통신 유류 시설 파괴를 모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소수가 아닌 130여 명의 많은 조직원 앞에서 주요 시설 공격이라는 은밀한 계획을 밝혔다는 것에 의문점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국정원이 최소 3개 이상의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비밀회합이 2010년부터 최근까지 40여 차례에 걸쳐 대규모와 소규모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요 시설 공격 계획은 소수 조직원의 핵심 모임에서 밝힌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비밀회합에 모인 조직원 130명은 민족민주혁명당 조직원을 비롯해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충성을 맹세한 핵심 그룹으로 보고 있다. 직업혁명가인 이들은 대학 시절부터 지하조직에서 함께 활동해 왔기 때문에 이들을 통해 계획이 새 나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29일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이 의원의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던 중 신발장에서 검은 비닐봉지에 싸인 현금 1억4000만 원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달러와 루블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액수는 미화 600달러(약 66만 원)와 러시아 화폐 1만 루블(약 33만 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액이라 볼 수는 없지만 외화, 특히 루블화가 포함된 점에 국정원은 주목하고 있다. 통진당 측에선 “임차보증금”이라는 설명이 나오지만, 거액의 임차보증금을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 뭉치로 지불하는 경우가 흔치 않아 의문을 낳고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국가정보원#이석기#RO#비밀회합#국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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