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기 대표 추정 시신 발견, 그는 왜 투신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9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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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 DB)
(사진=동아일보 DB)
26일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남성인권보호단체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46) 추정 시신이 29일 발견됐다.

한강수난구조대는 이날 오후 4시 20분경 서강대교 남단 상류 100m지점에서 성재기 대표로 추정되는 시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현재 시신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고 있는 가운데, 한 관계자는 "복장은 성재기 대표가 맞다"면서 "부패상태가 심각해 정확히 파악해야봐 하지만 현재로선 거의 확실한 것 같다"고 밝혔다.

성재기 대표가 무모하게 한강으로 뛰어든 이유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남성연대의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성재기 대표는 지난 25일 한강 투신을 예고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강에서 투신하겠다. 십시일반으로 우리에게 1억 원을 빌려 달라"며 "빌린 돈은 남성연대의 급한 부채를 갚고 재개할 종자돈으로 삼겠다. 내가 무사하면 다시 얻은 목숨으로 죽을 힘을 다하겠다. 그리고 반드시 돈을 갚겠다"고 호소했다.

이어 "내가 잘못되면 남성연대의 제2대 대표는 한승오 사무처장이 이어받을 것"이라며 극단적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26일 오후 7시 한강 다리 24곳 중 경찰관과 소방관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곳을 선택해 기습적으로 뛰어내리겠다"고만 밝히면서 구체적인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강 투신 예고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하자 성재기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왜 다들 투신하면 제가 죽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투신해도 전 거뜬히 살 자신 있습니다. 돈 빌려 달라는 소리를 덜 구차하려고 이런 짓을 한다는 정도로만 봐주십시오. 내일 저녁 7시 사무처 불고기 파티 예정대로 진행합니다. 그래서 7시 이전에 뛰어내린다고 했습니다. 불고기 먹읍시다"라며 살아 돌아오겠다고 장담했다.

다음날, 성재기 대표는 예고한 대로 마포대교에서 투신했다. 이날 오후 3시 15분경 그의 트위터에는 한 남자가 한강에 뛰어드는 모습을 담은 사진 1장이 게재됐다. 사진 속에는 성재기 대표로 추정되는 남성이 한강에 뛰어드는 순간이 담겨있다. 사진과 함께 "정말 부끄러운 짓입니다. 죄송합니다. 평생 반성하겠습니다"라는 글도 함께 게재됐다.

남성연대 관계자가 촬영해 성재기 대표의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알려진 이 사진과 글은 곧 삭제됐다. 결국 "평생 반성하겠다"는 발언은 그의 마지막 말이 됐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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