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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uki, Murakami/하루키와 패션]클래식한 아이비 룩 스타일 즐겨입는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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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uki, Murakami/하루키와 패션]클래식한 아이비 룩 스타일 즐겨입는 하루키

동아일보입력 2013-07-24 03:00수정 2013-07-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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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민듯 아닌듯한 클래식 캐주얼
자유와 절제 뒤섞인 그의 작품과 닮은꼴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이비 룩을 동경했다. 미국 북동부 명문 대학생들이 즐겨 입는 아이비 룩은 1960년대 일본 젊은이들의 패션 아이콘으로 널리 퍼졌다.

‘새로 사온 브룩스 브라더스 버튼다운 셔츠의 냄새와 촉감이 좋습니다. 막 나온 자신의 책을 손에 들고 가만히 보는 것도 좋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도쿄 기담집’에서 자신의 인생을 즐겁게 만드는 소소한 재밋거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를 즐겁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패션. 그는 튀는 옷을 입고 사진 찍히는 것을 즐기는 종류의 유명인은 아니다. 그보다는 주변 상황에 맞는 깔끔한 클래식한 스타일을 즐긴다.

하루키는 에세이집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에서 슈트에 대한 짧은 단상을 적은 적이 있다. 자유롭게 활동하는 작가인 만큼 슈트를 입을 일은 많지 않지만 슈트를 사러갈 때에는 반드시 잘 차려 입는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로마에 살 때에는 ‘말끔하게 차려입지 않으면 레스토랑의 좋은 자리를 주지 않는다’며 ‘레스토랑용 넥타이’를 구입한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패션에 대한 하루키의 단상들을 짚어 보면 그가 고립무원의 자기 세계에 빠져 사는 작가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외부 시선과 자기 취향을 적절히 고려해 옷 입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스타일은 미국 클래식 캐주얼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한마디로 압축하면 ‘아이비 룩 스타일’이다.

아이비 룩

하버드, 프린스턴, 예일 등 미국 동부의 명문 대학 8곳을 가리켜 ‘아이비 리그’라고 부른다. 아이비리그에는 미국 서부의 명문대학이 가질 수 없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미국 전통 명문의 뿌리를 잇는다는 자부심, 그리고 1950년대부터 그들이 만들어낸 패션 스타일 ‘아이비 룩’이다. 캐주얼하지만 클래식하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유행을 자랑한다.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를 뜻하는 ‘프레피’에서 나온 ‘프레피 룩’이 좀더 경쾌하고 트렌디하다면 아이비룩은 클래식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에는 두 가지 모두 클래식한 미국식 캐주얼의 대명사로 표현된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아이비룩의 아이콘이었다. 그는 아이비 룩의 3대 요소라고 불리는 면 100%의 버튼다운 셔츠, 페니 로퍼, 아가일 무늬 양말을 즐겨 착용했다. 페니 로퍼는 1페니 짜리 동전을 신발 앞 등에 꽂아놓을 수 있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신발이다. 아이비 룩이 전국적 인기를 얻기 시작한 1950년대 미국 공중전화 요금이 1페니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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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대통령의 슈트 역시 미국 전역에서 사랑을 받았다. 아이비 룩 스타일의 전형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탈리안 슈트는 ‘마니카 카미치아(어깨 부분에 넣는 패드를 최소한으로 줄여서 어깨선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것)’가 기본이다. 영국 슈트는 군복에서 영감을 얻어 해군 정복처럼 어깨가 솟아 오른 ‘로프트 숄더’형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케네디 대통령은 품이 넉넉하고 여유 있는 ‘투 버튼 싱글 벤트(뒤트임이 하나)’인 재킷을 즐겼다. 하루키 역시 케네디 스타일의 재킷을 즐긴다. 넥타이 없이 티셔츠에 편안한 아이비 룩 스타일의 재킷을 걸치고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한 여유 있는 신사를 연출하는 것이다.

하루키와 미국 브랜드

정통 미국식 캐주얼, 아이비룩을 표방하는 미국 브랜드는 브룩스 브라더스, 랄프 로렌, 제이프레스 등이 손에 꼽힌다. 그중에서도 남성 아이비스타일로는 브룩스 브라더스가 유명인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케네디 대통령, ‘위대한 개츠비’를 쓴 작가 피츠제럴드 역시 브룩스 브라더스의 재킷과 다운셔츠의 팬이었다.

위대한 개츠비에 감명을 받았던 하루키 역시 피츠제럴드처럼 브룩스 브라더스의 셔츠와 재킷을 즐겨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랄프 로렌’과 ‘갭’의 캐주얼을 즐긴다. 완벽한 1950년대 미국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이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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