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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uki, Murakami/하루키의 술, 위스키]세 모금째… 나는 아일레이 싱글몰트의 신봉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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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uki, Murakami/하루키의 술, 위스키]세 모금째… 나는 아일레이 싱글몰트의 신봉자가 되었다

동아일보입력 2013-07-24 03:00수정 2013-07-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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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아일레이産 위스키, 독특한 풍미로 하루키를 사로잡다
하루키는 위스키를 사랑한다. 스코틀랜드 아일레이 섬에서 생산된 싱글몰트. 스모키 향 그윽한 그 술, 세 모금을 마시고 팬이 되었다고 한다. 맥캘란 제공

“한 모금 마시고 나면 당신은 ‘이게 도대체 뭐지’하고 놀랄지 모른다. 그러나 다시 한 모금 더 마시고 나면 ‘음, 좀 색다르지만 나쁘지 않은 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게 느낀다면, 당신은 아마도 세 모금 째에는 아일레이(Islay) 싱글몰트의 팬이 되고 말 것이다. 나도 똑같은 단계를 밟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싱글몰트 위스키의 마력(魔力)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가 2주간 스코틀랜드의 아일레이 섬을 여행하면서 쓴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에서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독자라도 싱글몰트 한 잔의 풍미에 취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지도 모른다.

하루키, 위스키의 풍미를 찬양하다

아일레이 섬은 스코틀랜드 6대 위스키 생산지 중 한 곳이다. 표준 영어로 ‘아일레이’라고 읽지만 현지 사람들은 ‘아일라’라고 발음한다. 면적은 600km². 경남 거제도의 약 1.5배 정도 되는 작은 섬이지만 위스키 증류소가 8개나 있다. 독특한 풍미를 가진 싱글몰트 위스키로 유명한 덕에 ‘위스키 성지 여행’의 종착지로 불린다.

아일레이에서 생산되는 싱글몰트 위스키는 다른 위스키에서 접할 수 없는 요오드와 스모키 향을 품고 있다. 증류소에서 맥아를 건조할 때 토탄(土炭·peat·완전히 탄화되지 않은 석탄)을 태워 나오는 향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일레이 싱글몰트 위스키는 ‘러브 오어 헤이트(Love or Hate)’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린다.

아일레이 남쪽 해안가에서 생산되는 ‘라프로익 위스키’는 하루키가 책에서도 언급할 정도로 탁월한 맛과 향을 자랑한다. 그는 라프로익에 대해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차고 시원한 바람과 참나무통 속에서 오랜 세월을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다. 그 어떤 싱글몰트 위스키보다도 특별함을 간직한 위스키이다’라고 평했다.

폭탄주 문화 사라지고 위스키 음미족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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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내내 하루키가 찬양했던 ‘싱글몰트 위스키’는 증류소 한 곳에서 100% 보리(맥아)만을 증류해 숙성시킨 것을 가리킨다. 반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발렌타인이나 조니워커는 블렌디드 위스키로 분류된다. 여러 종류의 ‘싱글몰트 위스키’와 옥수수나 호밀 등을 증류해 만든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 만든 것이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로는 맥캘란, 하이랜드 파크, 글렌피딕 등이 있다. 이런 위스키는 각각 한 곳의 증류소에서만 생산되기 때문에 산지에 따라 각각 다른 풍미를 지니고 있다. 맛과 향이 뛰어난 대신 생산량이 적어서 전체 스카치위스키 시장의 약 3∼5%만 차지한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생소할 수도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2000년대 초반에야 국내에 본격적으로 상륙했다. 하지만 최근 음주 문화가 바뀌고, 무라카미 하루키 마니아들도 점차 늘면서 싱글몰트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싱글몰트 위스키 출고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나 늘었다. 전체 위스키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맥캘란을 수입·유통하는 에드링턴 코리아 관계자는 “폭탄주로 대표 되는 음주 문화가 사라지고, 술의 맛을 음미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며 “개성이 두드러지는 싱글몰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저마다의 인격이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싱글몰트 위스키의 맛과 향도 저마다 다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싱글몰트 위스키는 저마다 퍼스낼러티(인격)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맥캘란(Macallan)은 스페인산 셰리 오크통에 위스키를 숙성시킨다. 맥캘란 12년과 18년 위스키는 과일향과 셰리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게 특징이다. 맥캘란 15년은 부드러운 목 넘김과 달콤한 향으로 유명하다.

라프로익(Laphroaig)은 입안에 머무는 스모키한 피트(토탄) 향과 목 넘김 후에도 계속해서 남아 있는 강렬한 향이 특징이다. 라프로익을 만들 때 사용하는 물에 피트가 함유돼 있어 그 향이 강한 것이다. 혹자는 피트의 요오드 향을 소독약 냄새 또는 병원 냄새라고도 일컫는다.

하이랜드 파크(Highland Park)에서는 초콜릿 케이크와 달콤한 셰리, 멜론·레몬 향을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누가와 피스타치오의 맛이 나며 달콤하기까지 하다. 부드러우면서도 드라이한 느낌이 난다.

국내에서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싱글몰트 위스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몰트 바’들이 몰려있다. 몰트 바에서는 잔 단위로 위스키를 주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팔리고 있는 제품은 맥캘란과 하이랜드 파크, 글렌리벳, 글렌피딕으로 한 잔에 2만∼3만 원가량이다.

싱글몰트 위스키를 즐기고 싶은데, 마땅한 장소를 모르겠다면? 에드링턴 코리아는 최근 페이스북용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맥캘란 인 더 시티(Macallan in the City)’를 내놓았다. 여기에는 서울에서 맥캘란을 만날 수 있는 바의 주소와 연락처가 지도와 함께 소개돼 있다.

맥캘란 인 더 시티는 맥캘란 페이스북(www.facebook.com/Macallankorea)에 접속하면 이용할 수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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