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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uki, Murakami]하루키, 무채색의 세상에 色을 선물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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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uki, Murakami]하루키, 무채색의 세상에 色을 선물한 남자

동아일보입력 2013-07-24 03:00수정 2013-07-2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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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그 자체가 문화이고 예술인 사람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30년 넘는 시간을 소설과 에세이를 쓰면서 세상에 큰 파장을 던져 온 그는 문학과 음악 등 예술뿐 아니라 스포츠, 술, 음식, 패션 등 거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왼쪽 아래 사진은 최근 발간된 그의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민음사 제공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혹시 이 남자가 누구인지 아시겠어요?

패션: 반듯한 아이비 룩(미국 동북부 명문대생 패션)의 대명사인 ‘브룩스 브라더스’의 버튼다운(양깃에 단추를 채우는) 셔츠를 즐긴다. 짙은 회색의 ‘반’ 더플코트, 감색 흰색 등 무채색 계열의 ‘콤데 가르송’ 정장도 좋아한다. 가방은 캔버스 토트백을 즐기며, 손목시계는 1만 원 이하의 것만 차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위스키의 성지(聖地)라는 스코틀랜드 아일레이 섬을 여행하면서 ‘라프로익’ 위스키의 맛을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 초기작의 절제된 문체에 비교하는, 못 말리는 위스키 마니아. 일본 ‘삿포로’와 하와이 ‘마루이 브로이’ 맥주도 즐긴다. 와인의 주량은 두 잔.

음식: 심플하고 조리 과정이 적은 단순한 음식을 선호한다. 생선과 야채, 두부를 주로 먹는다. 제대로 된 두부 가게에서 사 온 두부를 여름엔 풋콩과 맥주, 겨울엔 어묵국과 함께 먹는다. 조림과 무침 반찬, 스파게티를 좋아하고 라면과 만두는 질색한다. 특식으로는 장어덮밥을 즐긴다.

운동: 일상적으로 달리기와 수영을 한다. 철인3종경기와 100km 마라톤에도 도전했다. 스쿼시와 서핑도 즐긴다.

자동차: 렉서스 예찬론자. 최근 신간에서 ‘시험코스를 운전했을 때 시속 250km나 나왔지만 핸들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어. 브레이크도 터프하고 대단한 놈이야’라고 렉서스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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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비틀스보다는 비치보이스를 좋아한다. R.E.M과 라디오헤드 등의 얼터너티브 록 음악, 스탠 개츠의 보사노바와 마일스 데이비스의 재즈도 좋아한다. 요리할 때는 푸치니의 오페라를 즐겨 듣는다. CD보다 LP를 좋아하고 6000여 장의 음반을 소장하고 있다.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 레이먼드 챈들러, 레이먼드 카버, 트루먼 커포티, JD 샐린저, 도스토옙스키, 스티븐킹을 좋아하고 요즘엔 ‘나를 보내지 마’의 이시구로 가즈오를 편애한다.

장소: 동물원에 가서 멍하니 동물들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도서관도 즐겨 간다. 하와이를 향한 특별한 애정이 있어 장기간 체류한다.

스포츠 관람: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오랜 팬으로 야구 시즌이 되면 진구구장에 야구를 보러 간다. 가장 이상하게 여기는 스포츠는 골프. 골프 선수의 얼굴 표정이나 골프웨어나 동작이 왜 그리 기묘한지 모르겠다고.

매체: 시사문예지 ‘뉴요커’를 어릴 때부터 좋아해서 일본인 작가로는 처음으로 자신의 글이 실렸을 때 감동했다. ‘에스콰이어’도 즐겨 본다. 매체의 영향력보다는 자신의 취향과 궁합에 따라 인터뷰 의뢰를 수락한다. 일본 잡지로는 ‘브루터스’와 ‘앙앙’에 호의적이다.

호텔: 숙소에 대한 취향이 분명하다. 대형 체인호텔보다는 자기만의 전통과 색채가 있는 중간 규모의 호젓한 숙소를 좋아한다. 뉴욕의 리젠트호텔, 일본 하코네의 후지야호텔 등. 개성적인 주인장들이 운영하는 B&B(Bed&Breakfast)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 신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펴내 또 다시 그의 힘을 보여 주고 있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씨입니다. 30여 년간 줄기차게 소설과 에세이를 펴내면서 ‘하루키 스타일’로 안부를 건네는 이 남자. 그는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뿐인데, 우리 시대 사람들은 그를 따라 달리기도 하고 그가 추천하는 위스키의 매력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나이를 먹습니다. 글로벌 문화 향유자들에게 있어 하루키는 어쩌면 그 자체로 먹고 입고 마시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씨, 반갑습니다. 우리는 이제 당신이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그러니까 색채가 없기는커녕 매우 뚜렷한 ‘하루키 스타일 순례’를 떠나 보려고 합니다. 당신을 향한 쓴소리도 붙였습니다. ‘우리가 본 당신의 이야기, 들어 보실래요?

글: 임경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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