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인 가족시대 ‘장수의 위험’은 전세계적 문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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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최고 연금전문가로 꼽히는 캘러머리디스 푸르덴셜 부사장

생명보험협회 제공
생명보험협회 제공
미국 금융그룹 푸르덴셜의 퇴직연금 분야 수석 부사장인 제이미 캘러머리디스(사진)는 미국에서 최고의 연금 전문가로 꼽힌다. 국제보험회의(IIS) 서울 총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캘러머리디스 부사장은 1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자산이 감당할 수 있는 기간보다 더 오래 사는 ‘장수의 위험’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수명이 늘어난 것이 문제인 이유는 대비가 안 됐기 때문. 캘러머리디스 부사장의 진단을 들어보면 선진국인 미국도 심각한 상황이다.

캘러머리디스 부사장은 “미국인 중 절반만이 노후를 대비해 연금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또 “100인 이하 사업장 중 75%는 퇴직연금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캘러머리디스 부사장이 지적한 가장 불안한 사람들은 중산층.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대비가 충분하지 않은 데다 공적 연금의 혜택도 별로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노후 대비가 안 된 사람들은 일을 그만뒀을 때 바로 위기에 직면한다. 특히 건강이 갑자기 안 좋아지거나 사고를 당하면 생활은 더욱 궁핍해진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캘러머리디스 부사장은 “노후 대비가 부족한 것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한국처럼 고령화 속도가 빠른 나라에게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경고했다.

캘러머리디스 부사장은 “은퇴하기 20년 전부터는 은퇴 후 받을 연금을 위해 저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전 자산과 위험 자산에 골고루 투자했던 사람도 이때부터는 보수적으로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 은퇴하기 10년 전인 사람이라면 더욱 철저하게 자산을 지키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55세 전후로 은퇴하는 한국인들은 30대 중반, 늦어도 40대 초반부터는 은퇴 자금을 모으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노후 대비의 필요성’은 수없이 강조되지만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일부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그렇다. 캘러머리디스 부사장은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은 ‘미래의 나’를 ‘내’가 아닌 ‘타인’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사람도 언젠가는 반드시 은퇴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당부했다.

1인 가구가 늘고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노후가 더욱 불안해졌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과거에는 대가족이 모여 살며 서로 도왔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안전망을 구축했다. 캘러머리디스 부사장은 “지금은 나에게 위험이 닥쳐도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불안감을 갖고 살 수밖에 없다”며 “보험회사와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진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핵가족#연금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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