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6월 버티고 가을야구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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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패 당한 뒤 지옥의 12연전

프로야구 넥센은 올 시즌 강팀의 모범답안을 써 가고 있다. 29승 16패로 삼성과 공동 1위에 올라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넥센은 시즌의 3분의 1을 넘게 치른 3일 현재 3연패가 단 한 차례도 없는 유일한 팀이다. 이길 때는 최소 2연승. 1일 잠실 경기에서 두산에 4-8로 패하며 전날 승리를 이어가지 못한 게 유일한 예외다. 역전승도 14번으로 가장 많고, 1점 차 승부에서도 8승 3패(승률 0.727)로 가장 강하다. 그 덕분에 별다른 고비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두산에 2연패를 당하며 6월을 시작한 건 넥센에 고비가 될지 모른다. 삼성과의 주중 3연전이 예정돼 있어 자칫 시즌 첫 번째 3연패를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사진)은 “강팀에 고비가 두세 번 온다면 약팀은 예닐곱 번 온다. 결국 그 차이로 성적이 갈린다”며 “3연패하면 팀이 쫓긴다. 2연패가 3, 4연패라고 생각하고 집중하자고 선수들을 독려한다”고 말했다.

넥센은 지난해 5월을 선두 SK와 승차 없는 2위(23승 1무 19패)로 마감했다. 그러나 6월에 10승 1무 13패로 주춤하며 5위로 내려앉았고, 두 번 다시 월간 승률 0.500을 넘지 못했다. 넥센만 그런 게 아니다. 2011∼2012년 2년 동안 6월에 승률 0.500을 넘긴 팀은 모두 ‘가을 야구’를 만끽했지만 그러지 못한 팀은 모두 포스트 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일단 일정은 불리하다. 넥센은 삼성에 이어 KIA(5위), 롯데(3위), LG(6위)를 차례로 만난다. 모두 승률 0.5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팀. 이 12연전 결과에 따라 올 시즌 넥센 성적은 물론이고 올해 프로야구 4강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넥센이 최근 10경기서 5승 5패로 보합세를 보이는 동안 롯데(7승 3패)와 LG(8승 2패)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KIA도 넥센이 유일하게 상대 전적(2승 3패)에서 뒤진 팀이다.

염 감독은 “넥센이 진정한 강팀으로 가려면 이런 상황을 풀어가는 법을 익혀야 한다”며 “삼성이든 누구든 상대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한 경기, 한 경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12연전이 끝나면 넥센은 월요일을 포함해 나흘을 쉬고 NC(8위), SK(7위), 한화(9위)를 상대로 6월을 마무리한다. 한여름을 앞두고 주전들의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12연전 결과가 좋지 못하면 그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이번 12연전이 올해 넥센의 성적을 예측하는 잣대인 이유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넥센#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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