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 막아주는 봄나물…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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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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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잦을땐 냉잇국… 소화불량땐 씀바귀

‘마누라, 마누라, 열내지 마∼.’

주부 정모 씨(45)는 TV에서 한 건강보조식품 광고를 보다 불현듯 “나 벌써 갱년기인가?”라는 걱정이 밀려왔다.

3월 들어 가슴이 뛰고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때가 많았다. 식욕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고 시도 때도 없이 졸음과 현기증이 찾아오기도 했다. 조금만 먹어도 소화가 잘되지 않았다. 고민 끝에 병원을 찾은 정 씨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의사가 진단 결과를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잘 먹고 운동 좀 하세요. 봄이 와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정 씨처럼 봄의 나른함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가 많다. 봄이 와 밤이 짧아지고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근육이 이완된다. 춘곤증, 만성 피로는 나른함이 심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겨울 동안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이런 현상이 심하다.

○ 봄철 나른함 깨는 봄나물

이럴수록 잘 먹어야 한다. 봄이 되면 활동량이 늘고 신진대사가 왕성해진다.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소모량이 겨울철에 비해 3∼5배 증가한다. 겨울에 먹던 양만큼 먹어서는 영양상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봄나물은 봄의 나른함을 이겨내는 데 특효가 있어 ‘봄의 보약’으로 불린다. 봄나물에는 클로로필인 엽록소, 베타카로틴, 비타민C 등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이 많다. 만성 피로나 춘곤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뿐만 아니라 각종 암이나 노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효과도 있다. 봄나물의 쓴맛을 내는 치네올 성분은 소화액 분비를 촉진시킨다. 기초 대사량을 증가시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나물마다 효능은 조금씩 다르다. 식이섬유가 많은 봄동은 변비를 예방하고 갈증을 해소하는 데 좋다. 잎이 부드러울수록 효능이 좋다. 회식이 많은 회사원이라면 냉이를 먹는 게 좋다. 냉이는 해열작용을 해 숙취해소를 돕는다. 오장육부를 조화롭게 하고 특히 간 회복에 좋다.

쑥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해 신진대사를 돕는다. 손발이 찬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돌나물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고혈압 당뇨병 같은 성인병 환자에게 좋다. 비타민C가 풍부해 환절기 감기 등을 이겨내는 데도 효과적이다. 씀바귀는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 기능을 촉진한다.

여성의 자궁과 난소 건강에 좋은 봄나물도 있다. 여성 질환 약재로 쓰이는 달래가 대표적이다. 달래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자궁출혈이나 생리불순 등에 좋다. 중국 당나라 때 의서인 ‘본초습유’는 달래의 효능에 대해 ‘적괴와 부인의 혈괴를 다스린다’고 적기도 했다.

혈괴는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과 같은 여성 생식기에 생기는 양성종양을 말한다.

달래는 밑 부분에 달린 하얗고 동그란 뿌리 부분이 너무 크지 않은 것을 선택하면 좋다. 너무 크면 매운맛이 강하기 때문이다. 냉이도 달래와 비슷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봄나물 건강 섭취법

봄나물은 잘못 섭취하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두릅 다래순 원추리 고사리 등은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 독성분을 제거해야 한다. 특히 원추리는 어린 순만 채취해서 먹어야 한다.

달래 돌나물 참나물 등 주로 생채로 먹는 봄나물은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수돗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어야 한다. 농약이나 식중독균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 하천 주변에서 자라는 야생 봄나물은 농약이나 중금속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요리할 때는 소금은 되도록 적게 넣는 것이 좋다. 소금 대신 들깨가루를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식초를 첨가하면 봄나물 본래의 향과 맛을 살릴 수 있다. 생나물을 무칠 때는 맨손보다는 일회용 장갑을 사용해야 한다.

(도움말=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봄나물#춘곤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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