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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최연혁]국민행복정치가 꽃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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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광장/최연혁]국민행복정치가 꽃피려면

동아일보입력 2013-03-16 03:00수정 2013-03-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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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스웨덴 쇠데르테른대 정치학과 교수
창조경제와 함께 박근혜 정부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가 국민행복정치다. 국민행복권은 우리나라 헌법에도 명시된 권리지만 새 정부가 정책 우선순위로 정했다는 것 자체가 생계형 빚과 질병, 실업, 자살 등 양극화의 골이 너무 깊어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반영이기도 하다. 새 정부의 핵심공약인 국민행복정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선택적 복지의 영역으로 사회취약계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지원, 저임금 근로자의 4대보험 지원, 4대 중증질환 치료비 지원, 취약계층의 부채 탕감을 위한 행복기금 및 청년실업기금 조성 등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요건만 갖추면 모든 대상자에게 균등하게 지급되는 보편적 지원제도를 들 수 있다. 여기에는 육아수당, 일괄적 기초노령연금, 학교무상급식 등의 정책수단이 사용된다. 세 번째는 직장생활과 연관된 사회보장제도를 들 수 있다. 여기에는 병가급여, 산업재해보험, 실업급여, 출산급여 등의 지원 방법이 포함된다. 개인이 일정부분 부담하지만 주로 고용주와 국가가 분담해 재원을 충당하는 것이 국제적 추세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복지서비스를 들 수 있다. 국공립유치원, 보건소, 양로원, 장기요양원, 치매병원, 직업교육원, 직업소개소 등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네 번째 대안으로 접근할수록 국민행복도는 높아진다. 네 가지 대안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북유럽 국민들의 행복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미국과 영국의 예처럼 첫 번째 정책수단에 주로 머물러 있는 국가들의 국민행복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지금 박근혜 정권이 대선공약으로 내놓은 정책들은 첫 번째부터 세 번째 대안까지를 적절히 배합하고 있다. 공약대로 이행만 된다면 국민행복도가 높아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이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첫 번째 모델은 생존의 기로에 내몰린 극빈층 구제에는 일시적 효과가 있지만 그들을 사회약자적 지위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개인의 역량을 높여주는 취업정책 고용정책 교육정책 등의 치유책 없이는 퍼주기 정책으로 전락해 결국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 문제다. 또 다른 단점으로 혜택을 보는 국민과 그렇지 못한 국민들 간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혜택을 보기 위해 노동 강도를 줄이거나, 남용하는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 결국 국민을 장기적으로 행복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사회계층 간에 갈등만 증폭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두 번째 정책수단의 효과는 복지기금을 균등하게 모든 국민에게 나눠준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매년 수혜자가 빠르게 늘기 때문에 재원 발굴을 통한 지속적 팽창 없이는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하기가 어려워 재정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재원 확보 상황을 봐 가면서 수혜자 폭을 점차 늘려가는 것이 성공의 열쇠다.

세 번째 사회보장 영역인 직장과 연계된 복지제도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상당한 사회보장기금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실업, 병가, 산업재해, 출산 시 급여 보전을 통해 안정적 직장생활과 해고 후의 생활안정에 기여하는 등 효과적인 사회정책 수단일 수 있지만 고용주의 재정 확대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국가가 재정적으로 떠안을 경우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 나랏빚이 늘어나는 상황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제경제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국가경제가 일시에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또 국민 불행에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있어 진퇴양난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고용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끌어들여야 한다.

새 정부의 핵심공약인 국민행복정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일괄적 육아비용 지원보다 질 좋고 저렴한 공공탁아소와 유치원을 건립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정책이다. 그럼으로써 여성이 육아로 가정에 얽매이지 않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 가정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국가적 차원에서 여성노동력의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어르신들께 기초연금 지급만큼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공공노인요양원, 양로원시설, 치매병동과 노인병원 등을 확충해 편안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족 일원이 책임지고 있는 부분이 복지기관으로 이양돼 그들이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고 동시에 노인서비스 섹터의 일자리가 확대돼 경제에도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행복정치는 수많은 정책조합으로 가능하다. 한정된 재원으로 시작하는 만큼 5년 동안 할 일의 순위를 정하되 복지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고 국민들의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돕는 정책이 곧 국민의 행복을 높일 수 있다. 공약 수정이 행복 증진을 위한 것이라면 국민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본다.

최연혁 스웨덴 쇠데르테른대 정치학과 교수
#창조경제#박근혜#국민행복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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