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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인터뷰]“경제위기 두차례 극복… 못 넘겼다면 형편없는 사람됐을 것”

동아일보

입력 2013-02-15 03:00:00 수정 2013-02-15 08:29:55

경제난 대응-녹색성장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주재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1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이명박 대통령은 인터뷰 중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과 녹색기후기금(GCF) 본부 유치 등 녹색성장 어젠다에 대해 강한 어조로 설명했다. 임기 중 주요 성과라는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세간의 낮은 평가에 대해서는 서운함도 감추지 않았다.

―임기 5년 중 제일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

“사실 5년 내내 힘들었다. 한 번 생각해 봐라. (건국 이래) 역사상 이런 세계적 경제위기를 잇달아 맞은 것은 처음이다. (2008년에는 대공황 이후) 80여 년 만에 미국발(發) 글로벌 세계 경제위기가 왔다. 2011년에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또 왔다. 임기 중 세계적 경제위기를 두 번 맞았는데, 대통령으로서 (임기 중) 두 번의 위기를 맞는다고 어느 국민이 (내 심정을) 이해해 주겠나. (2008년에는) 기업들이 부도위기로 얼마나 긴장했겠는가. 내가 그 일(경제 위기 극복)에 정말 전력을, 최선을 다했다.”

―저평가되고 있다고 보는가.

“(경제위기 극복을 나름대로) 무난하게 잘했으니 지금 사람들이 그렇지만(평가가 높지 않지만) 만일 잘못됐으면 어땠겠나. 경제대통령이라고 시켜놨더니 실업자가 넘쳐나고 했다면. (나를 둘러싼) 소통이고 불통이고 간에, (2009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금융 관계자들 불러서 145회나 비상경제대책회의를 (대통령인 내가) 주재한 것 아니냐. 이런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것이다. 내가 경제위기를 극복 못했으면 (이를 비판하는 언론) 기사가 어마어마하게 나왔을 텐데 위기 극복이 잘됐으니까 기사가 안 나오는 것이다(웃음). 내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경제대통령 안 했다면 형편없는 사람으로 평가됐을 텐데…. 내가 그런 평가가 두려운 게 아니고, 경제위기가 극복 안 됐으면 어땠을 것 같은가. 어떤 대통령이 새벽같이 현장에 나와서 시장 상인들, 재래시장 상인들까지 불러놓고 회의하고 하느냐. 그래서 그 사람들도 나 만나서 (이런 회의는) 처음이라고 하는 거 아니냐. 내가 보기에는 (내 임기 중) 처음인 게 너무 많다. 리스트가 ‘이만큼’ 있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양손을 벌려 두께를 강조하기도 했다.

―새 정부 들어 ‘경제민주화’ 드라이브가 본격화될 듯한데, 기업들을 지나치게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의 중심은 기업이다. 정부가 부(富)를 창출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제 시대의 변화를 좀 읽을 필요는 있다. 과거의 시장경제는 무한경쟁이었다면 이젠 ‘협력경쟁시대’가 되어야 한다. 경쟁은 하되 공정하고 서로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도 그런) 시대의 변화를 경제민주화라고 표현했고 나도 그런 시대적 변화를 동반성장, 공생발전 어젠다로 제시했다. 정부가 대기업이 시대 변화에 맞게 가도록 해야 하지만 기업가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임기 중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가 충분히 풀리지 않았는데….

“결국 법 개정이 안 돼서 그런 것이다. 인천 송도에는 녹색기후기금 본부가 들어서는 만큼 교육·의료시설 등은 국제도시답게 (규제를 풀어서) 해줘야 한다. 청와대 옆 여고 인근에도 호텔을 지으려고 하는데 관련법의 규제로 아직 못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우리나라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퇴임 후 자원외교나 특히 녹색성장 어젠다의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새 정부에서 어떻게 계승되기를 바라나.

“내가 대통령이 되어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이 정도로 인지도 생기고, 수백 년 변방에서 세계 중심으로 갔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시점에서는 세계를 향해 어젠다를 내놔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고 그게 녹색성장이다. 일각에선 기후변화에 신경 쓰면 돈만 쓰고 성장에 반한다고 알고 있지만 녹색성장은 (환경도 지키고) 경제도 성장시킨다. 지금 녹색성장이 세계 공용어가 됐는데 이는 처음으로 한국이 세계에 기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 역사 이래 처음이고 의미가 굉장히 크다. 4대강도 사실 녹색성장의 일환이다. 요새는 부자도 자기와 자식 잘사는 것에만 신경 쓰면 누가 존경하겠는가. 이런 것을 잘해서 한국이 세계 중심이 된 것이다.”

▼ “불통 지적하는 건 너무 빨라… 지금은 힘 실어줄 때” ▼

朴당선인-여의도 정치


이명박 대통령(가운데)이 14일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동아일보와 퇴임 전 마지막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은 최영훈 편집국장, 오른쪽은 박성원 정치부장.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임기 중 가급적 언급을 피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몇몇 사안은 말하기도 했다. 여의도 정치에 대해서는 “대화를 시도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임기 중 이 대통령에게 제일 센 야당은 민주통합당이 아니라 박 당선인이었다는 평가도 있다. 박 당선인이 2010년 세종시 수정안 추진 과정에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반대 토론도 하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회상해 보니 어떤가.

“이 시점에서 말할 이야기는 아니고 5년, 10년 뒤에야 할 이야기다. 때가 되면 퇴임 후 언론 인터뷰에서 밝히겠다.”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과정에서 볼 수 있듯 박 당선인이 ‘불통’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시점에선) 박 당선인에게 격려와 힘을 실어주는 게 중요하다. 벌써부터 불통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좀 시기적으로 빠르지 않나 싶다. 나는 5년 전 (이전 정부에서 인사 관련) 리스트 하나 못 받았을 정도로 너무 인수인계를 못 받았지만 현재는 신구 정권이 잘 협력하고 있으니까….”

―박 당선인에게 대북 문제에 대해 조언한다면….

“내가 박 당선인을 이 방(청와대 백악실)으로 초청해서 (북한의 3차 핵실험과 관련해 논의하려) 만나고 서로 협력하고 있다. 박 당선인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등) 북한 문제에 대해 확고하게 자기중심이 있기 때문에 그 이상 뭐 (조언하기 어렵다)….”

―임기 중 여야 정치권, 여의도와 별로 대화를 하지 않았다. ‘정치 혐오’가 있는 것인가.

“정치 혐오 그런 것은 아니고, 나는 정치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가 호남을 대표하는 민주당, 영남을 대표하는 여당(새누리당) 이런 게 얽혀서…. (그래서) 민주당이 4대강을 영산강만 해달라고 한 거 아니냐.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니까 내가 국회를 찾아가기도 했다. 나는 원래 대화주의자다. 나는 대화가 될 만한 사람과는 누구보다 열심히 (대화)하려고 했던 사람이지만 대화가 안 되는 사람하고 해봐야….”

―임기 중 개헌 논의가 진행됐고 새 정부에서 다시 여당에서 개헌론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임기 중에 여야가 서로 협의해 국민 의견을 잘 들어서 했으면 한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으니 (권력구조뿐만 아니라) 여성, 환경, 통일 문제 등 여러 사안에 대해 (개헌 논의가) 잘되면 좋겠다.”


▼ “日우경화 흐름, 브레이크 걸어야겠다고 생각” ▼

현직대통령 첫 독도 방문


2012년 독도 방문 이명박 대통령이 2012년 8월 10일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해 ‘한국령(韓國領)’이라고 새겨진 암반 비석을 살펴보고 있다. 동아일보DB
―지난해 8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독도를 방문했다. 왜 간 것인가? 일본 정부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 외에 다른 이유가 있나.

“위안부 문제도 있었지만 최근 물러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전 총리를 보니까 일본 내부가 빠른 속도로 우경화되고 있었다. (한일 정상 간에) 대화를 해보면 노다 전 총리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더군다나 일본 정치권이 지난해 총선을 치르면서 우경화 경쟁을 했고 독도 문제, 한일 과거사 등 역사 문제, 위안부 문제가 심각해질 것 같았다. 누군가 브레이크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단편적인 게 아니라 일본 역사의 흐름을 보고 선제적 조치를 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민주주의포럼에 가서 위안부 문제를 전시 여성인권 문제로 규정한 것도 그런 취지다.”

―독도를 방문한 것은 좋은데 일본에서 한류가 주춤하는 등 한일 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아닌가.

“일본의 우경화 중심에 독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왜 우리 정상이 (현직에 있을 때) 한 번도 독도에 가지 않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었고 3년 전부터 가려고 준비를 했지만 기후 문제로 가지 못했다. 내가 독도에 가서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왜냐하면 당연히 우리 땅이니까. 그 대신 관리를 잘하라고 행정적 지시를 하고 독도에 있는 ‘한국령’ 비석 한 번 쓰다듬어 준 것밖에 없다. 물론 사실상 우리 땅이라고 한 것이긴 하지만….”

―독도 방문 후 일왕 사과 요구 발언이 일본에서 논란이 됐다. 왜 한 것인가?(이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4일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서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왕이 (내 발언 이후) ‘사과할 용의도 있고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한다. 실제보다는 좀 과장되어서 내 발언이 알려진 측면이 있다.”

정리=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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