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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SNS에서는]응답하라 나우누리

동아일보

입력 2013-02-12 03:00:00 수정 2013-02-12 03:00:00

PC통신 나우누리가 1월 31일자로 문을 닫았습니다. PC통신은 검정이나 푸른색 화면에 문자정보를 교환하는 유선전화 기반의 서비스입니다. 1990년대 중반은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의 시대였지만 2000년대 초고속 인터넷이 깔리면서 사양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용자 부족으로 작별을 고하게 됐지만, 보이지 않는 가상공간에 셀 수 없는 추억과 기억을 저장해둔 30, 40대는 가슴이 쓰리기만 합니다. ‘나우누리살리기’ 카페까지 개설됐습니다. 2월 18일에는 나우누리 다음 세대이자 인터넷 커뮤니티인 프리챌도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SNS에서 오가는 3040의 목소리를 그 시절 채팅방 형식을 빌려 소개합니다.

atdt 01411

삐삐비 삐삐비비∼익 삑! 띠띠띠띠∼이띠∼∼띳!!(연결음)

‘나우누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neod pts/8)!!

[119] 공개(4/8) 나우누리 살려주세요 엉엉ㅠㅠ

***해피엔드(임OO)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여인2: 하이

spring78: 해피엔드님, 지난달 25일에 나우누리 서비스종료 하지 말아달라고 서울남부지법에 서비스 이용 종료 금지 가처분신청 낸 거 사실이에요?

해피엔드: ㅠㅠ

여인2: 10년 넘게 올린 글만 해도 수만 개인데 두 달 동안 퍼날라 다른 곳에 저장했지만 시간이 부족했어요. 우리 추억이 가득한 인터넷 공동체를 하루아침에 소멸시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yjk0318: 하긴 지금 30대라면 atdt01410, 01411 누르고 괴성 같은 연결음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게 재미였죠. 몇 분씩 기다리는 것도 아무렇지 않았어요. 밤에 엄마한테 혼날까봐 컴퓨터가 접속음 낼 때는 이불로 뒤집어씌우기도 했죠.ㅋㅋ

spring78: 방장이 채팅방에 사람 많이 들어오게 하려고 무지 멋있어 보이는 방제(목) 만들려고 머리를 쥐어짜기도 했었죠.

yjk0318: 아∼ 하이텔, 유니텔, 나우누리는 정말 정보의 보고였죠. 일반게시판에 유머를 올렸는데 추천을 많이 받으면 ‘100명을 웃긴 베스트유머’로 올라갔잖아요. 그것만 밤새 읽는 것도 재미였는데….

***여인2(전OO)님이 나가셨습니다.***

***여인2(전OO)님이 입장하셨습니다.***

spring78: 리하이

yjk0318: 리하이(다시 Hi라는 뜻)

여인2: 죄송요. 통장(통신장애)이 또 왔어요. 그런데 요금들은 괜찮으세요? 전화접속방식이다 보니 전화비가 계속 올라가잖아요. 지난달에 20만 원도 넘게 나왔어요. 흑

spring78: 저는 지난번에 동생이 집 전화 수화기를 드는 바람에 그냥 끊겨버렸어요.

yjk0318: ‘X세대’로 불렸던 저희들 추억이 다 사라지는 것 같아요. 2007년 하이텔도 사라지고 다음, 네이버 이전에 천하를 호령하던 PC통신은 다 없어져 버렸네요.

여인2: 디지털은 첨단으로 가지만 유저들은 나이가 들면서 옛 추억에 사로잡히니, 결국 인간은 아날로그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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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기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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