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콘서트-뮤지컬 공연장 된 나이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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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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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씨어터’는 행복한 예술을 만드는 기업을 꿈꾼다. 김강수 대표(오른쪽)와 직원들이 호텔 나이트클럽을 개조한 공연장 중앙무대에 모여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꿈꾸는 씨어터’는 행복한 예술을 만드는 기업을 꿈꾼다. 김강수 대표(오른쪽)와 직원들이 호텔 나이트클럽을 개조한 공연장 중앙무대에 모여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호텔 지하 1층. 2년 전까지 나이트클럽이었던 이곳 입구에는 ‘꿈꾸는 씨어터(공연장)’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춤을 췄던 클럽 공간은 깔끔한 무대로, 술을 마시던 테이블은 객석으로 바뀌었다. 곳곳에 미술 작품이 걸려 있다. 쾌적한 분위기다. 임강훈 예술감독(42)은 “음향 시설은 공연장 어디서든 깨끗하게 들리도록 설계됐다”고 자랑했다.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인 ㈜꿈꾸는 씨어터가 문을 열고 새로운 꿈에 도전한다. 920m²(약 280평)에는 무대 180m²(약 54평)와 객석 120석, 대기실 분장실 녹음실 등을 갖췄다. 마당극이나 음악밴드 공연의 성격에 맞춰 무대 구조를 바꿀 수 있다.

이 기업은 경북대 재학 중 농악동아리 활동을 했던 동문들이 1998년 만든 ‘소리광대’가 씨앗이 됐다. 2005년 한국문화공동체(BOK)를 설립했다. 2010년에는 예술 분야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공연문화에 도움이 되겠다는 뜻으로 사회적 기업을 시작했다.

‘현실의 벽’은 높았다. 전국 곳곳에서 공연을 벌였지만 수익은 기대에 못 미쳤다. 자체 공연장이 없어 관객과 정기적으로 만날 수 없다는 건 큰 어려움이었다. 대구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건립한 문화회관과 대학 내 공연장이 많은 편이지만 대부분 대형 기획사들이 장기간 빌려 사용하고 있어 소규모 지역공연단체들이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전용 공연장은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실력을 키우는 데도 절실히 필요했다. 결국 직원 20여 명이 “우리 힘으로 한번 해보자”며 뜻을 모았다. 취지에 공감한 예술인과 기업인 등 창립회원 50여 명이 투자를 했고 은행 대출도 받았다. 1년 4개월 동안 5억5000여만 원을 마련해 2011년 9월 호텔 나이트클럽을 임차해 최근 개조공사를 마쳤다. 장민현 조명감독(41)은 “비용을 아끼려고 직원들이 벽돌을 날랐다. 큰 집이 생긴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콘서트와 뮤지컬로 관객을 만날 생각에 가슴이 설렌다.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소극장 5곳, 대명동 공연문화거리 관계자들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한 달에 4만 명가량 찾는 앞산 카페거리와도 가깝다. 김재숙 예술교육 기획담당자(30)는 “다른 공연장이나 카페와 연결해 공연관람 할인제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문화예술 분야 인력도 양성하고 가족이 참여하는 무대체험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 김강수 대표(36)는 “서울 정동극장처럼 자체 작품 브랜드를 가진 공연장이 되는 것이 목표다. 자생력 있는 문화예술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신나게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꿈꾸는 씨어터’ 같은 예술분야 사회적 기업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 비해 창업이 활발하지 않다. 대체로 규모가 작은 데다 수익을 창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구고용노동청에 등록된 대구 경북의 사회적 기업 78곳 중 예술분야는 3곳뿐이다. 강부원 대구고용센터 지역협력과장은 “꿈꾸는 씨어터는 일자리 창출과 기업 운영에 성과를 보여 2년간 운영비 2억8000여만 원을 지원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문화예술 기업으로 발전하도록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문의 1600-8325

:: 사회적 기업 ::

저소득 가정과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기업. 노동부가 2007년에 도입했다. 목적에 따라 일자리 제공, 사회서비스, 지역사회공헌, 혼합형, 기타 등 5가지 형태가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꿈꾸는 씨어터#나이트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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