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텍 “노사화합 바탕 세계적 기업 도약”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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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교섭타결 1호
사회적 책임 협약에 서명

“노사 화합을 바탕으로 대구가 자랑하는 세계적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절삭공구 제조업체인 ㈜대구텍(대구 달성군 가창면) 손대득 노조위원장(43)은 16일 회사와 사회적 책임 실천 협약을 한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노사 협력이 곧 회사 경쟁력인 시대”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기업인 만큼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여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절삭(切削)공구는 금속재료를 깎아 가공하는 공구를 말한다.

대구텍 노사 대표는 15일 대구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사회적 책임 협약에 서명했다. 최근 임단협에 합의해 올해 대구 지역 교섭 타결 1호 사업장이 된 뒤 이 행사를 가졌다. 이 회사는 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버핏 회장이 2007, 2011년 두 차례나 대구를 방문해 화제를 모은 이유도 대구텍과의 인연 때문이다. 이스라엘 출신의 모셰 샤론 대표(65)는 “어려워지는 시장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노사가 마음을 모아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노사 상생 노력이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되도록 경영진이 모범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2001년 대구텍에 부임한 샤론 대표는 회사를 대구의 대표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성과로 지난해 9월 ‘자랑스러운 대구시민상’을 받았다.

대구텍은 2003년부터 매년 파업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노사 갈등이 깊었다. 2006년 임단협 체결 과정에서는 125일간 장기 파업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추가 투자 계획을 결정하지 못하는 형편에 이르렀다. 그러나 2008년 노사는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화 창구를 열었다. 이후 회사는 안정을 찾았고 투자도 이어졌다. 2009년 1000억여 원을 들여 제2공장을 지었다. 5만8000m²(약 1만7500평) 용지에 4개 건물이 들어섰고 새로 고용한 직원도 380여 명이나 됐다. 현재 직원은 1230여 명.

회사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지역사회 봉사도 활발해졌다. 해마다 설과 추석에는 어려운 주민을 위해 쌀을 선물하고 노조는 성금 수천만 원을 모아 사회복지시설에 기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구시의 저소득층 집수리 사업에 참여해 낡은 집 150여 채를 고쳐줬다. 대구시민을 위해 이스라엘 오페라극단과 인형극단을 초청해 공연을 열었다. 혼자 사는 노인과 직원 부모가 함께하는 효도관광도 매년 마련하고 있다.

1952년 ㈜대한중석광업으로 출발한 대구텍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1호로 1994년 거평그룹이 인수했으나 외환위기로 부도가 났다. 이후 1998년 이스라엘 금속가공기업 IMC그룹에 넘어갔고 2006년 버핏 회장이 지분 80%를 인수했다. 버핏 회장의 투자는 회사 이미지와 제품 신뢰도를 크게 높여 경영 성장으로 이어졌다. 현재 연매출은 4억 달러(약 4200억 원) 규모로 세계 절삭공구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여 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장화익 대구고용노동청장은 “대구텍 노사의 협력은 대구의 모범 기업 문화를 보여주는 모델이어서 투자 유치 등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대구의 노사 화합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텍#노사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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