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반인륜적 행태” 바운지볼 법적 대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5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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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하는 스마트폰 게임 '바운지 볼'에 대해 노무현 재단이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노무현 재단은 14일 공식 논평을 내고 "최근 인터넷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온라인 게임이 제작되어 유통되고 있는 사실에 대해 분노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일부의 이러한 반인륜적 행태를 예의주시할 것이며, 가능한 모든 대응과 조치를 취해 나갈 것"라고 밝혔다.

노무현 재단은 "인터넷을 통한 명예훼손과 초상권침해 등이 피해 당사자의 노력만으로 근절되지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자발적 노력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게시물 신고 및 게시 중단 요청에 누리꾼들이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 전 대통령이 등장하는 이 게임은 공을 튕기며 장애물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하는 '바운스 볼'이라는 인기 게임을 패러디해 만든 것이다.

문제는 공 대신 노 전대통령의 웃는 얼굴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 가시밭길에 닿으면 공이 밑으로 떨어지면서 게임이 끝나게 된다. '노무현공'이 밑으로 떨어질 때 비명과 함께 "운지"라는 소리가 난다. 게임을 시작할 때는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운지'는 1990년대 출시된 건강음료인 '운지천'의 텔레비전 광고에서 따온 것이다. 보수 성향 누리꾼들은 배우 최민식이 바위 사이를 뛰어다니며 "나는 자연인이다"라고 외치는 CF 장면이 노 전 대통령의 투신자살을 떠오르게 한다며 '운지'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바운지 볼'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합성 갤러리에서 처음 유포된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의 '최초 구상자'를 자처한 누리꾼은 "저는 우파도 좌파도 아니다"라며 "바운스 볼이라는 게임 이름에서 운지를 떠올렸고, 이를 합성으로 구현했을 뿐"이라는 글을 합성 갤러리에 올렸다.

그는 "저는 순수한 재미만을 추구했으며, 고인드립(고인을 과장되게 우스갯거리로 삼는 일)은 디씨인의 특징"이라며 "내가 만든 건 노 대통령을 메인 요소로, 많은 (패러디) 필수 요소들이 월드(단계)별로 하나씩 들어간 게임이었는데, 이걸 어플로 구현한 분이 노 대통령 외의 요소는 다 빼버렸다"고 해명했다.

15일 현재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바운지 볼'은 검색되지 않는다.

한편, '바운지 볼'이 이슈가 되면서 2008년 광우병 파동 이후 등장한 '이명박 괴롭히기', '쥐눈박이 때려잡기' 게임도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명박 괴롭히기'는 이명박 대통령이 공중에서 떨어지면서 커다란 방울에 부딪히는 게임이다. '쥐눈박이 때려잡기'은 이 대통령을 쥐에 빗대어 때리는 게임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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