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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2개월 박정희 보좌… ‘영원한 비서실장’ 불려

동아일보

입력 2012-12-25 03:00:00 수정 2012-12-25 03:00:00

■ 김정렴 박정희기념사업회장

김정렴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회장(88·사진)은 박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다. 역대 비서실장 중 재임기간에서 독보적이다. 1969년 10월 21일부터 1978년 12월 21일까지 정확히 9년 2개월. 박 전 대통령 임기(18년 6개월)의 절반가량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을 5년 10개월간 보필한 이후락 전 비서실장이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 ‘정치 비서실장’이었다면 김 전 실장은 박 전 대통령 주도로 경제정책을 펴는 일을 도운 ‘정책 비서실장’이었다. 실질적인 ‘경제 부통령’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은행 출신인 김 전 실장은 대통령비서실장을 맡기에 앞서 재무부 장·차관과 상공부 장·차관을 모두 거쳤다. 함성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김 전 실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없던 경제전문성을 갖췄기 때문에 성공한 비서실장이 될 수 있었다”며 “대통령이 경제형이면 정치 보좌가, 대통령이 정치형이면 경제 보좌가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안성맞춤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전 실장이 박 전 대통령과 아무런 연고가 없었다는 점도 이색적이다. 통상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최측근 가운데 선택되기 마련이다. 김 전 실장은 1962년 5월 17일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공관에 불려가 통화개혁에 관한 브리핑을 하면서 박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박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경제수석과 농수산부 장관을 지낸 정소영 씨는 “김 전 실장은 진짜 무(無)에서 시작해 순전히 성실성과 능력으로 박 전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김 전 실장에게 여러 차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 조언을 부탁했으나 김 전 실장은 “내 나이 90이다. 내가 해줄 말이 뭐가 있겠느냐”며 인터뷰를 고사했다. 다만 김 전 실장은 지난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작은 비서실’을 강조했다.

“대통령비서실을 잘 짜야 합니다. 비서실이 크면 절대 안 됩니다. 대통령과 국무회의에서 정책을 결정하면 집행하는 것은 행정부 관료입니다. 직업공무원들은 다 엘리트예요. 이들이 열심히 뛰어야 하는데 대통령비서실과 국무총리실이 커지면 안 됩니다. 대통령비서실에 직업공무원 훈련을 받은 사람은 적고 마당발이 많으면 행정부에 쓸데없이 간섭하고 명함 뿌리다가 비리가 생깁니다. 임기 말이 되면 한밑천 잡으려는 것이 인지상정이죠. 저는 비서실장 되자마자 비서실을 절대 크게 안 하겠다고 했고 별정직 110명, 기능직 117명 정원을 끝까지 늘리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기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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