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대학교]실속·모험·도전… 글로벌 엘리트의 선택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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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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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3인이 말하는 ‘스마트 초이스’ 내사랑 방송통신대

《연간 대학 등록금이 1000만 원에 육박하는 시대. 대학 입시에 쏟아 붓는 사교육비용도 천문학적이다. 그런데도 대학을 졸업할 때 투자 대비 결실에 만족하는 이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새로운 패러다임의 대학으로 눈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 저렴한 학비, 입학은 쉽지만 졸업은 어려운 선진적인 시스템, 원하는 공부를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인프라. 바로 한국방송통신대의 장점이다. 방송대를 통해 인생을 살찌우는 스마트 학습자가 늘어나는 이유다.》
○ 꿈을 찾은 정한나 씨=대입 실패가 전화위복으로



2010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정한나 씨(22). 남들이 다 그러하듯 무작정 4년제 일반대를 향해 달렸다. 이과니까 막연히 공대나 수학과에 가겠다는 생각만 했다.

재수에 실패한 올해 초, 정 씨는 대학을 포기하고 은행에 취업했다. 파트타임 사무직이었다. 그때 방송대 청소년교육과 입학을 앞두고 있던 엄마가 “함께 공부해보지 않겠니?”라고 물었다. 마침 2월에 방송대가 추가모집을 하는 중이었다.

정 씨는 “은행에 발을 들여놓고 보니 경제를 알고 싶었고 나중에 사업을 하고 싶다는 꿈이 생긴 시점이었다”면서 “방송대는 4년 과정의 커리큘럼이 자세히 안내돼 있어서 전공 선택에 도움이 됐다. 경영학과의 커리큘럼을 보니 1, 2학년에는 경제와 경영, 3학년 이후에는 마케팅이나 소비자학이 있어서 딱 맞았다”고 말했다.

방송대 1학년을 보낸 정 씨는 일반 대학에 떨어진 것이 오히려 감사하다고 했다. 처음에는 너른 캠퍼스를 누비는 친구들이 부러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방송대의 장점이 더 눈에 들어왔다는 것.

정 씨는 “일반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이 술도 많이 마시고 시간도 많이 허비한다며 힘들어하는 걸 봤다. 우리는 1년 등록금이 100만 원 이내인데 다른 대학은 학비가 너무 비싸다”면서 “자기만 열심히 하면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성과를 이룰 수 있는 게 방송대의 매력”이라고 전했다. 사회 경험이 많은 동기들과 스터디 모임을 통해 정보와 인맥을 쌓을 수 있는 것도 큰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엄마와 함께 공부를 하면서 서로 격려하는 것도 방송대이기에 가능한 일. 최근 기말고사 기간에도 엄마는 꼼꼼히 정리한 강의 요약 노트를 정 씨에게 넘겨주었고, 정 씨는 엄마의 영어 시험공부를 도왔다.

전문대 졸업을 앞둔 친구들에게 편입을 권할 정도로 방송대 팬이 된 정 씨는 “직장인 동기들에게 들은 노하우로 펀드나 금융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은행 취업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 치대 졸업 손정구 씨=전문직도 더 배우는 시대


지난해 2월 연세대 치대를 졸업한 손정구 씨(28)는 올해 3월 방송통신대 경제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다. 강원도에서 공중보건의로 일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도전이 쉽지는 않았다. 치과의사라는 고소득 전문직이 보장된 상황에서 전혀 다른 전공에 도전한 까닭은 뭘까.

“원래 인문사회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예과 시절에 경영학 수업을 들어보니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언젠가는 꼭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죠.”

방대한 치대 공부 때문에 꿈을 접었던 손 씨에게 방송대는 맞춤형 해법이었다. 다른 사이버대는 법대나 경영대 위주라서 학과 선택의 폭이 좁은 반면, 방송대는 경제학과를 비롯해 전공이 다양한 점이 마음에 들었다. 보건경제학 과목을 선택해 포괄수가제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던 것도 세분된 교과목 덕분이다.

손 씨는 “전문직의 경우 정해진 길에 매몰되기 쉬운데 다른 학문을 공부해 보니 진로를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특정 사안도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게 되더라”면서 “전공과목 중 절반 정도는 교양과 시사 위주로 진행돼 특히 직장인들에게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재미에 빠진 손 씨는 2학기에는 법학 복수전공까지 시작했다. 나중에는 통계학에 도전할 계획이다. 시간제 등록을 병행해서 독학사를 따는 것도 가능하기에 무한대로 도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 잡아주지 않으면 혼자 공부하기란 어려운 일인데, 방송대의 체계적인 시스템은 큰 힘이 된다. 내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부모님도 방송대 진학에 관심을 보이실 정도”라고 말했다.
○ 프로직장인 정정우 씨=주경야독에 최적화된 시스템


정정우 씨(27)에게 올 한해는 유독 바빴다. 3월에 방송대 관광학과 3학년으로 편입해 직장일, 수업, 과제까지 해내느라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알차게 공부하기 위해 방송대를 선택했던 만큼 뿌듯했다.

그는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에서 2년 5개월째 일한다. 서비스 본부에 근무하니까 고객 응대와 체험시설 관리가 주 업무다. 입사하고 1년 정도 됐을 때부터 이 분야에 대한 기본기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동아방송예술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정 씨는 고객을 대하거나 프로모션을 진행할 때 알아야 하는 기본 매뉴얼조차 몰랐다.

공부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학비 고민도 됐고,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었다. 그래서 방송대를 선택했다. 학기당 학비가 35만 원에 교재비 10만 원 정도로 저렴했다. 정 씨는 “다른 사이버대도 있지만 이왕 할 거 열심히 하고 싶었다. 주변에서 ‘방송대는 정말 빡빡하게 공부한다’고 해서 택했다”고 말했다.

주변의 말은 사실이었다. 이번 학기에는 6과목을 들었는데, 과제물 때문에 밤을 새운 적도 많았다. 휴무일에는 무조건 과제에 몰두해야 했다. ‘관광연구의 이해’라는 수업에서는 관광지에 가서 장단점을 분석하고 개선점을 제시해야 했다. 정 씨는 경복궁에서 세 번이나 데이트를 하기도 했다. 그래도 인터넷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시간을 관리하기엔 좋았다. 휴대전화로도 수업이 서비스돼 출퇴근 시 지하철에서 들었다. 학과 사람들과 스터디 모임도 했다. 그는 “시험공부를 함께 하면서 다양한 직업군끼리 친해질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정 씨는 자신이 겪은 방송대의 장점을 주위에 소문내고 있다. 공부를 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둘까 하는 후배에게 방송대 편입을 권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이가 있다면 회사를 관두기가 쉽지 않다. 일하면서 공부도 하고 싶다면 방송대를 적극 추천한다.”


김희균 기자·최예나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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