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연대 지지그룹 호감도, 文이 安 앞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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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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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정책연구원, 총선전후 패널조사로 본 대선구도


현재의 여야 정치구도에 가장 비판적인 유권자 그룹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지 정당이 뚜렷하지 않은 중도성향의 무당파에서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상대적으로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민주당 지지자들보다 결집력이 강하고 다른 정당 후보로의 이탈 가능성이 적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 구도가 어느 때보다 팽팽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서울대 박찬욱 강원택 박원호, 성균관대 조원빈, 아주대 강신구 교수 등 전문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가 아산정책연구원과 4·11총선을 전후해 실시한 패널조사를 바탕으로 심층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는 이달 중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패널 조사에는 총선 전 3062명, 총선 후 2512명이 참여했다.

12일 ‘아산 연구팀’에 따르면 대선주자의 평균 호감도(11점 척도)는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 6.52점 △문 의원 6.29점 △안 원장 6.83점으로 안 원장이 두 후보보다 약간 앞섰다. 하지만 야권의 선거연대를 지지하는 그룹에서는 문 의원에 대한 호감도가 안 원장을 앞섰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총선 당시 지역구 선거에서는 민주당을,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통합진보당을 찍은 ‘분할투표’층에서는 문 의원의 호감도가 7.56점으로 안 원장(7.21점)보다 높았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도 문 의원이 55.3%의 지지를 얻어 안 원장(27.6%)보다 2배나 앞섰다.

연구팀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과 현재의 정치구도에 비판적이고, 선거에 관심이 클수록 분할투표 성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분할투표 집단은 30대가 40.1%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31.4%로 그 뒤를 이었다. 문 의원이 야권연대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안 원장은 지지정당이 없다고 밝힌 무당파에서 6.87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이어 박 의원(5.98점)과 문 의원(5.86점) 순이었다. 야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 원장이 표의 확장성 면에선 문 의원보다 유리하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무당파의 37.6%는 총선 당시 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을, 17.8%는 통진당을 찍었다. 55.4%가 야당을 선택한 반면 새누리당을 찍은 무당파는 27.4%였다.

이번 대선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치 정보를 주로 얻는 유권자들에게는 안 교수의 호감도(8.04점)가 가장 높았다. 반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박 의원의 호감도는 3.96점에 불과했다. 새누리당이 ‘SNS 전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수치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SNS 이용자들은 다른 매체를 통해 정치 정보를 얻는 유권자들보다 지지 후보를 빨리 결정하고 투표율도 높았다.

그럼에도 박 의원이 견고한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새누리당 지지자가 민주당 지지자보다 강한 정당 선호도를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정당 선호도(10점 척도)는 7.42점인 반면 민주당은 6.24점이었다. 특히 패널의 43%가 2007년 대선과 올해 총선에서 지지 정당을 바꿨다고 응답했는데, 새누리당 지지자 가운데 지지 정당을 바꾼 비율은 15%였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변동성이 그만큼 낮다는 얘기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 지지 정당을 바꾸는 데 ‘지도자의 능력과 자질’은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 대신 정당의 정책과 이념이 지지 정당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찬욱 교수는 “새누리당은 기존 지지 기반이 강하게 다져진 만큼 지지층 확장이 절실한 반면 야권은 자신들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지역과 집단에서 지지를 끌어 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문재인#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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