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고통’ 생리통… 말은 안 하지만 아세요? 무덥고 습한 올여름 여자는 더 괴롭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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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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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2명 중 1명은 생리통을 겪는다. 꽉 끼는 속옷은 피하고 자궁을 따뜻하게 하는 옷차림을 착용하면 생리통을 줄일 수 있다. 매번 통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생리 예정일에 미리 진통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여성 2명 중 1명은 생리통을 겪는다. 꽉 끼는 속옷은 피하고 자궁을 따뜻하게 하는 옷차림을 착용하면 생리통을 줄일 수 있다. 매번 통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생리 예정일에 미리 진통제를 복용하는 게 좋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덥고 습기 찬 여름, 이것만으로도 짜증이 난다. 여성들은 더 괴롭다. 특히 생리통에 예민한 여성이라면 한 달 가운데 5∼8일을 고통 속에서 보내야 한다.

생리통에 대한 속설도 많다. 어떤 이는 결혼하면 생리통이 없어진다고 한다. 아이를 낳고 나면 좋아진다는 말도 있다. 여자인 이상 어쩔 수 없이 참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의학적인 기준에서 보면 이런 속설은 꼭 옳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틀린 이야기도 아니다. 확실한 것은, 생리통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 여성 2명 중 1명꼴로 생리통 나타나

생리통은 생리를 하는 여성의 약 50%에게서 발생한다. 자궁에 이상이 있어서가 아니다. 자궁이 건강해도 호르몬의 영향으로 생리통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일차성 생리통’이라 부른다.

일차성 생리통은 자궁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되는 바람에 생기는 고통이다. 생리 기간에 자궁내막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물질로 인해 자궁이 수축한다. 바로 이때 배가 아픈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일차적 생리통은 10대 초경이 있고 1, 2년이 지난 후 생기는 경우가 많다. 난소와 자궁이 발달하는 시기라서 미세한 생리통도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어릴 때 생리통이 더 심할 수 있다는 속설은 바로 이 의학적 근거에서 나온 것이다.

질병이 원인이 돼 나타나는 생리통을 ‘이차성 생리통’이라고 한다. 호르몬 이상으로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자궁내막증, 용종이 생기는 자궁근종이 원인이다. 이런 질병은 최근 20, 30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이차성 생리통에 시달리는 여성도 늘어난다.

이차성 생리통이 일차성 생리통과 다른 점이 있다. 생리 시작 1주일 전부터 통증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변을 볼 때에도 통증이 느껴진다. 생리가 끝나도 통증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선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골반 진찰, 초음파, 염증검사,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복강경 검사도 필요하다.

○ 진통제 알고 먹어야 효과 있다


생리통이 심한데도 진통제를 안 먹으려는 여성이 의외로 많다. 진통제 내성이 생겨 정작 심하게 아플 때 약을 먹으면 듣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진통제 내성은 마약성 진통제나 스테로이드성 진통제 등을 장기 복용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정확하게 약을 복용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생리통 진통제는 크게 아세트아미노펜 계열(타이레놀)과 비스테로이드성 계열(아스피린, 이부프로펜)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생리통에 효과가 있는 진통제는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 계열이다.

진통제를 먹었는데도 효과가 없었다면 약을 잘못 선택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생리통을 부끄러워해 전문가와 상의하지 않고 집에 있는 아무 진통제나 먹는다면 효과를 볼 수 없다. 이런 진통제는 두통에는 효과가 나타나지만 일차성 생리통의 주요 원인인 프로스타글란딘을 막지는 못한다. 따라서 생리통이 심하면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 약을 고르는 게 좋다.

진통제는 언제 먹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증상이 심하다면 생리를 시작하는 날, 또는 시작할 기미가 보일 때 미리 복용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 생리대도 몸 상태에 맞춰 골라야

옆으로 누워 배를 따뜻하게 하거나 따뜻한 물에 허리를 담그면 생리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생리 기간에 배변 장애가 생긴다. 따라서 충분한 섬유질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생리대를 고를 때도 의학 지식이 필요하다. 어떤 여성은 “생리대를 착용하면 자궁이 아래로 쏠리는 것처럼 밑이 아프다”고 말한다. 이처럼 생리대 착용에 따른 불쾌감과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 생리대 안에 들어 있는 ‘고분자흡수체’가 원인일 수 있다. 이 물질은 생리혈을 빠르게 흡수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거부반응’을 보이는 여성도 있다. 만약 생리대 착용에 따른 불쾌감이 있다면 뒷면을 살펴보자. 고분자흡수체가 들어있다면 피하는 게 좋다.

체외형 패드 생리대를 착용했을 때 가렵다면 체내형 생리대로 바꾸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최근 많은 생리대들이 ‘자연’ ‘한방’ ‘순수’를 표방하고 있다.

이때에도 생리대 뒷면의 성분 표시를 확인하는 게 좋다. 화학성분에 민감하지 않다면 상관이 없다. 그러나 가려움증이 심하다면 100% 순면 제품을 고르는 게 해법이다. 요컨대 자신에게 맞는 생리대를 고르라는 뜻이다.

(도움말=정인철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조예성 21세기 미금의원 산부인과 원장)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생리통#진통제#생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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