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학력-전문직 외국인 영입 늘려야” 성균관대 MBA 9년간 이끈 클렘코스키 前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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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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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외국인 대학원장을 지낸 로버트 클렘코스키 미국 인디애나대 석좌교수는 SKK GSB가 설립 9년 만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SKK GSB 제공
국내 첫 외국인 대학원장을 지낸 로버트 클렘코스키 미국 인디애나대 석좌교수는 SKK GSB가 설립 9년 만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선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SKK GSB 제공
“제가 한국에 간다고 할 때는 동료 교수들이 남한인지 북한인지 묻더군요. 이번에 미국에 와보니 자기들도 한국 대학에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묻네요. 하하.”

로버트 클렘코스키 미국 인디애나대 석좌교수는 수화기 너머로 크게 웃었다. 그는 국내 첫 외국인 대학원장, 국내 첫 한국거래소의 외국인 사외이사를 지냈다. 2004년 성균관대의 요청으로 정통 경영전문대학원(MBA)인 SKK GSB를 설립해 9년간 원장을 지낸 뒤 지난달 미국으로 돌아갔다.

클렘코스키 교수는 지난 10년간 한국이 대외적으로는 인지도가 무척 높아졌지만 대내적으로는 여전히 단일민족 국가의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글로벌 이미지가 높아진 원동력은 삼성, 현대차, LG 같은 수출 기업이 세계 곳곳에 퍼뜨린 한국 제품이다. 경제가 글로벌화하는 속도에 비해 사회는 더디게 변하는 것 같다. 2003년 인천공항에 처음 내렸을 때와 비교하면 길거리에서 영어를 쓰는 사람이 많아졌을 뿐, 서울이 글로벌 시티가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금융 분야의 거장인 그는 한국이 계속 성장하려면 혁신적인 개방 정책, 강도 높은 투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이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외국 노동력이 반드시 필요한데, 정부가 저임금 노동자 유치에 신경을 쏟다 보니 고학력·전문직 영입에는 다소 뒤처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클렘코스키 교수는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외국인 전문가 집단이 20∼30년씩 살면서 제2의 고향처럼 여기는 데 반해 한국은 아직 그런 곳이 아니다”며 “한국은 외국인 노동력을 유치할 때도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와 경쟁을 해야 하는 불리한 위치에 있다. 사회 전반에서 외국인을 환영하고 다문화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대학, 특히 MBA가 단기간에 성장해 고급 유학생을 끌어들이는 모습은 높게 평가했다. SKK GSB는 올해 파이낸셜타임스가 매기는 전 세계 MBA 평가에서 66위에 올랐다.

클렘코스키 교수는 “얼마 전 중국 베이징대를 방문했더니 모든 학부생을 해외로 보내고, 모든 외국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국제화 전략을 세우더라. 한국 대학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국제 평판도를 높여야 중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모든 것이 빨리빨리 진행되고, 격식과 위계질서가 강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처음에는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미국에 있는 지금은 오히려 그립다”며 “이런 한국의 장점을 더 잘 살리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고학력#전문직#외국인 영입#성균관대#클렘코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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