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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한희원]그래도 한일 정보협정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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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한희원]그래도 한일 정보협정이 필요한 이유

동아일보입력 2012-07-03 03:00수정 2014-07-3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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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일본이 각의를 열고 통과시킨 한일 정보보호협정이 우리의 경우에는 서명 직전에 연기되었다. 국회에 설명하겠다는 야당과의 사전약속을 지키지 않는 등 정부의 소통 노력에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협정 체결은 지금 해도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루빨리 체결되어야 한다.

北도발에 효과적인 대응 위해 절실


이번 협정은 여러 군사협정 가운데 정보 교류가 주된 목적인 군사정보보호협정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말레이시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24개 국가 또는 국제기구와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맺고 있다. 이번 일본과의 협정도 글로벌 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세계적인 추세에 맞춘 것이다. 무엇보다 지구상에서 가장 호전적인 정보 폐쇄 국가이자 핵보유국인 북한의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은 일본이 갖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사회 동향 등 다양한 대북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일본은 이미 1997년 1월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북동아시아 정보를 종합 분석하는 정보기구인 ‘국방정보본부’를 자위대 산하에 출범시켰다. 일본의 신호정보(영상 및 통신) 수집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수집 범위가 넓어 이른바 ‘코끼리 우리(elephant cage)’라고 알려진 감청 능력은 러시아 동쪽, 중국, 북한, 대만, 남아시아, 남중국해까지 미친다.

일본은 1971년 9월 마오쩌둥 사후 후계자로 지목되던 린뱌오(林彪)가 권력암투에서 밀려 해외망명을 결심하는 대화를 감청 추적하고 그가 탄 비행기가 소련으로 향하던 중 추락하는 신호정보를 가장 먼저 얻기도 했다. 1983년 소련군이 대한항공 007기를 격추했을 때에는 전투기 조종사들 간, 그들과 사할린 지상 관제탑 간의 교신 내용까지 감청했고, 소련군 조종사의 이름까지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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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가 아무리 뛰어난 정보수집 능력을 가졌다 해도 모두 수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 캐스퍼 와인버거 전 국방장관도 “미국은 모든 정보를 자체적으로 조달할 방법을 갖고 있지 않다. 여러 나라와의 다양한 정보 공유를 통해 보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일협정과 관련한 반일감정을 거론하지만 정보 공유는 냉전시대 적대국 사이에도 이루어졌다. 미국은 당시 소련을 포함해 공산권 국가들과도 정보 공유를 했다. 현재도 미국과 러시아는 국제테러와 마약, 이슬람 근본주의, 재래식 무기 및 대량살상무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심층적으로 정보를 공유한다. 미국은 냉전시대 중국과도 정보를 공유했는데 이것은 소련을 견제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중-소 접경지역 내 소련의 군사력 배치에 대한 인공위성 사진을 주기적으로 공급받았으며 미국은 그 대가로 중국 위구르 지역에 소련의 미사일 기지와 우주선 기지를 대상으로 한 신호정보 수집 기지국을 설립해 운용했다.

적대국 사이에도 정보공유 활발


일본도 미국과 광범위한 정보 공유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도 일본에 일본 해역 인근에서의 러시아 함정 동태에 대해 정기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북한의 군사 동태와 핵무기 개발 진전에 대한 고급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정보 선진국들과의 정보 공유는 정보의 오류를 줄여 국가안보의 공백을 메워 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정보예산을 절감해 다른 부문에 쓸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우리 정보의 객관적 타당성을 타인의 시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일본의 핵무장이나 독도 문제를 들어 일본과 교류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 정보 공유는 우리의 안보와 관련한 문제다. 이 이상의 정치 쟁점화를 중단하고 필수불가결한 국가안보 기반 장치로서의 중요성을 인식해 조속하게 협정이 체결되기를 바란다.

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시론#한희원#한일 정보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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