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왕자’가 된 아이돌… “다음엔 정신병자 역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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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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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옥탑방 왕세자’서 열연 화제

몸에 붙는 얇은 셔츠를 입고 인터뷰 장소에 나온 박유천은 “신체 부위 가운데 어깨가 가장 자신 있다”고 했다. 그의 팬들이 ‘직각어깨’라고 부르며 열렬한 사랑을 표시하는 어깨이기도 하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몸에 붙는 얇은 셔츠를 입고 인터뷰 장소에 나온 박유천은 “신체 부위 가운데 어깨가 가장 자신 있다”고 했다. 그의 팬들이 ‘직각어깨’라고 부르며 열렬한 사랑을 표시하는 어깨이기도 하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박유천(27)은 ‘폐인 제조기’다. 드라마 데뷔작인 ‘성균관 스캔들’(2010년)로 ‘성스 폐인’을 양산하더니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에선 주인공 이각으로 나와 ‘옥폐인’을 만들어냈다. 옥탑방 왕세자는 조선시대 가상의 왕세자 이각이 세자빈을 잃은 뒤 300여 년의 시간을 거슬러 현대로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그의 호연 덕분에 지난달 24일 마지막 회 방송 시청률은 14.8%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가진 것도 없고, 안 가진 것도 없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읽는 편이긴 하죠.”

3일 만난 박유천은 “중학교 때부터 일하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서인지 사람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 금방 느낌이 온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대해 “먹고살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노가다(막노동)를 뛰어야 했다. 학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나가고 일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어떤 막노동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와 막노동을 하며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아버지는 이번 드라마 1, 2회 촬영 도중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좋은 추억을 안기고 보내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질 못했어요.” 쪽잠을 자고 김밥과 빵,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며 강행군을 하다가도 차로 이동할 때면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차올랐다고 했다. “탈상 직후 촬영장 스태프 한 분이 ‘밥 먹었어?’ 하는데, 그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 이게 사는 거구나,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겪는 일이구나 생각하면서 털어냈죠.”

인생의 중요한 고비를 넘겼기 때문일까, 이번 드라마에서는 한층 성숙한 연기를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출자 신윤섭 PD는 그에 대해 “캐릭터를 자기 것으로 흡수하는 능력을 타고났다”고 호평했다. 인형 탈을 뒤집어쓴 채 막춤을 추는 장면, 이각이 환생한 용태용이 여주인공 박하(한지민)를 알아보는 듯 의미 있는 미소를 짓는 장면 등은 대본에 없던 박유천의 즉흥연기였다.

아이돌그룹 동방신기를 거쳐 JYJ의 멤버로 활동 중인 그에 대해 가수 ‘믹키유천’보다 연기자 ‘박유천’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유천이가 노래하고 춤추는 게 상상이 안 된다”는 동료 배우도 있다. 지난해 본보가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을 평가한 결과 그는 빅뱅의 탑(최승현)에 이어 배우로서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 출연작인 미스 리플리(MBC·2011년) 때는 극 초반에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연기 부담이 컸어요. 하지만 이젠 ‘저 이렇게 연기합니다’ 하고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연기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연극 무대도 경험하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CF 2개를 찍고 인도네시아 발리로 화보 촬영을 다녀올 예정이라는 그는 후속 작에 대해 “재벌 2세 말고 살인마나 정신병자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박유천#아이돌#옥탑방 왕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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