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억 개… 맛으로 쌓은 30년 사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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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장수식품 성공 비결

동원F&B의 동원참치, 농심의 너구리와 육개장사발면, 오리온의 고소미, 해태제과의 후렌치파이, 크라운제과의 땅콩카라멜, 일화의 맥콜.

국내 가공식품 및 음료업계에서 제법 이름이 알려진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올해로 출시 30년을 맞는다는 점이다.

국내 가공식품 및 음료업계가 쏟아내는 신제품은 수백 개. 그중 1년을 버티는 제품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들 제품이 한 세대에 해당하는 30년 동안 변함없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온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블루오션 개척 △감성을 활용한 마케팅 △위기를 기회로 활용 △해외시장 개척 △변화 선도를 성공 5계명으로 꼽았다.

① ‘블루오션’을 개척하라

동원참치, 너구리, 육개장사발면은 모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뒤 그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는 제품들이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1981년 1인당 국민소득이 1800달러를 돌파하는 것을 보고 1인당 국민소득 2000달러 시대가 되면 참치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제품을 내놨다. 너구리는 국내 첫 우동면발 라면이다. 면발 단면적이 3.15mm²로 1980년대 초 유행하던 라면들보다 약 2배 굵다. 국내 첫 컵라면인 육개장사발면은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느낌을 주지 않도록 국사발 모양을 본떴다.

② 감성 마케팅을 하라

광고기법과 제품 디자인은 중요한 차별화 요소다. 너구리의 ‘너구리 한 마리 몰고 가세요∼’라는 광고문구와 ‘쫄깃쫄깃 오동통통 농심 너∼구리’라는 노래는 출시 후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맥콜은 1987년 당대 톱스타인 가수 조용필을 모델로 기용했다. 그가 등장한 광고는 애니메이션과 실제 동영상을 합성하는 ‘로토스코핑’ 기법을 도입해 한국방송광고공사 광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소미는 일본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고미네 유라의 일러스트를 포장에 담아 감성을 자극했다.

③ 위기를 기회로 삼아라


장수제품이라고 좋은 시절만 누렸던 것은 아니었다. 참치캔은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편의식품’의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편의식품이 다양해지면서 입지가 위협을 받았다. 동원은 마케팅 포인트를 ‘참치=저칼로리 건강식품’으로 전환했다. 매출은 2003년부터 다시 증가했다. 맥콜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가 덮치면서 존폐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인공 보리향을 넣지 않는다는 원칙만큼은 고수했다. 고소미는 1990년대 초 생산을 중단했다가 2002년 다시 나왔다. 원래는 참깨와 파래 등을 원료로 사용했지만 2002년엔 코코넛을 더해 맛을 보강했다.

④ 해외시장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아라

너구리와 육개장사발면은 현재 80여 개국에 수출된다. 동원참치는 지난해 15개국에 100억 원어치 물량을 수출했다. 고소미는 현재 베트남과 러시아에서 ‘구테(Goute·‘맛보다’라는 뜻)’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맥콜은 일화재팬을 통해 일본에 진출했다.

⑤ 시대에 따라 변화를 추구하라

후렌치파이는 딸기, 사과맛 두 종류에서 작년 마늘빵 맛이 나는 ‘구운 마늘 파이’를 추가로 내놓았다. 땅콩카라멜은 포장방식을 바꿔 식품위생을 강화했다. 맥콜은 구수한 맛을 강조했지만 점차 탄산 함유량을 늘리고 열처리 공정을 간소화해 상쾌한 맛을 강화했다. 작년엔 원료를 100% 국내산 유기농 보리로 교체했다. 동원참치는 시기마다 다른 콘셉트의 참치를 선보였다. 1990년엔 고추참치와 야채참치, 2003년엔 올리브유 참치와 포도씨유 참치, 2010년에는 한입에 먹기 좋은 네모형 ‘델큐브 참치’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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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장수식품#성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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