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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이성규]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장애인 재활의지 키워준다

동아일보

입력 2012-04-19 03:00:00 수정 2012-04-19 05: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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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서울시립대 교수
4월이면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는 시구(詩句)가 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망각의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알뿌리로 가냘픈 생명을 키웠다.’ 영국 시인 T S 엘리엇의 ‘황무지’라는 시다. 그는 왜 만물이 소생하는 4월을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자연의 섭리에 따라 봄이 되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생명체의 성스럽고도 고된 삶을 노래한 것이리라.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4월이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여서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둔 것이라 한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낮다 보니 이렇게라도 특별한 날을 정했을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하나 최근 드러난 ‘군산 지적장애인 인신매매’와 같은 반인륜적 사건은 여전히 존재한다. 굳이 중증장애인의 처우를 거론하지 않아도 장애인이 처한 실태는 열악하다. 2010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실시한 ‘장애인 경제활동 실태조사’를 보면 장애인 중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의 고용률은 36%로 전체 국민의 고용률 60%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6.6%로 전체 국민의 실업률인 3.2%의 2배를 웃돈다. 장애인 취업자의 근로형태도 비정규직이 63.2%로 전체 국민의 비정규직 비율인 33.1%의 2배에 가깝다. 장애인 실업자의 실업상태 지속 요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선입견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아직 헤쳐 나가야 할 길이 멀다.

4월은 장애인에게는 특별한 달이다. 20일은 ‘장애인의 날’이고 20일부터 한 주는 ‘장애인주간’이며, 4월 한 달은 ‘장애인 고용촉진 강조기간’이다. 겨우내 얼어붙은 땅을 뚫고 새싹이 자라듯 장애인도 고난을 이겨내고 힘차게 새 출발을 하자는 뜻일 것이다.

총선이 끝난 지금 정가도 출발선에 선 것 같다. 머지않아 새로운 국회가 구성된다. 선거 때 공허한 외침이 있었고, 국회에선 대선정국으로 들어서는 기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복지와 장애 등 시급한 해결을 요하는 난제들은 뒷전으로 밀려날 공산이 크다. 국가의 새싹인 청소년 문제,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정 문제,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계층인 장애인의 일자리 확대 문제 등을 등한시하지 말고 정책적으로 차분히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느 달보다 화합과 소통이 충만한 달이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 4월의 남은 기간을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보냈으면 한다. 장애인을 통해 우리 모두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재활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미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조지 윌의 명언을 깊이 새길 만하다. ‘나는 오늘 여자가 될 수는 없다. 나는 오늘 흑인이 될 수도 없다. 그러나 나는 오늘 장애인이 될 수는 있다.’

이성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서울시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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