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서울선 정권심판론 먹혔다… 서민층 - 2040세대 등돌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지역별 분석 서울

새누리당은 충청 강원 등에서 크게 선전한 반면 서울에선 상대적으로 고전했다.

4·11총선에서 나타난 서울 민심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2004년 17대 총선 때와 엇비슷했다. 18대 총선에서 전체 48석 중 40석을 휩쓸었던 새누리당은 개표가 끝나가는 12일 0시 현재 16개 선거구에서 당선을 확정지었거나 앞서가고 있다. 16석은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이 얻은 의석수와 같은 수치다.

새누리당은 서초-강남-송파로 이어진 강남벨트에서 모두 이겼지만 강북에선 맥을 못 췄다. 종로와 중구를 내줬고 17대 총선 당시 서울 동북부벨트(전체 17석)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홍준표 의원과 영등포을에서 내리 3선을 한 새누리당 권영세 의원도 무릎을 꿇었다. 4번째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새누리당 이성헌, 민주통합당 우상호 후보 간 승부(서대문갑)에선 우 후보가 승리해 지금까지 전적은 2-2가 됐다. 3번째 리턴매치를 펼친 새누리당 권영진, 민주당 우원식 후보 간 대결(노원을)에선 우 후보가, 새누리당 이범래, 민주당 이인영 후보 간 대결(구로갑)에선 이인영 후보가 각각 승리했다.

이재오(은평을), 정두언 의원(서대문을)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치다 근소한 표차로 신승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서울에서 고전한 이유는 지난해 10·26 재·보선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을 당선시켰던 ‘2030 앵그리 영맨’이 다시 힘을 과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총선은 18대 총선(46.1%)보다 8.2%포인트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야권이 기대했던 60%에는 못 미쳤지만 20년 만에 총선 투표율이 바닥을 치고 다시 높아진 것은 이들 젊은 세대의 투표 참여가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오전에 비해 오후에 투표율이 급속도로 높아진 것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젊은층의 투표를 독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넥타이-하이힐 부대로 불리는 2030세대가 이처럼 투표장으로 많이 나온 것은 현 정권에 대한 불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다수다. 청년 실업, 고용 불안, 경제 양극화의 고통을 현 정부가 해결해 주지 못한 데다 새누리당 역시 현 정권의 대안세력으로 보기에는 공공성, 사회 정의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정권 탄생에 동참했던 2030세대가 등을 돌리며 정권심판론에 앞장서고 있다”며 “일자리 문제, 경제 양극화 문제 등 여러 사안이 누적되고 있어 총선 이후 현 정부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방 보수층의 견제심리를 자극하기도 했다. 수도권에선 ‘나꼼수’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 등에 40대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0년 지방선거, 지난해 10·26 재·보선에 이어 또다시 표출된 2030세대의 민심이 12월 대선에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박 교수는 “2030세대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 그중 현 정권에 대한 분노가 크기 때문에 이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2030세대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지지 현상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대선까지 8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19대 국회에 대한 평가, 북한이나 경제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며 “특히 대선은 후보의 경쟁력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정권심판론이 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4·11총선#서울#새누리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