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지역주의 도전 3인, 꽃 못피워도 싹은 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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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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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패로 끝난 ‘적진 출마’

‘거위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역주의의 벽은 아직 높았다. 그러나 변화의 싹은 틔웠다. 도전 역시 끝나지 않았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광주 서을과 전주 완산을에 도전장을 낸 새누리당 이정현 정운천 후보,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가 모두 낙선했다.

이 후보는 스스로를 ‘미운 오리 새끼’라고 부른다. 광주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이라고 홀대받고 새누리당에서는 ‘표 안 되는 호남만 챙긴다’고 눈총을 받았다.

이 후보는 1995년부터 광주에 계속 공을 들여 1985년 이후 27년 만에 보수 성향 정당 후보 당선의 새 역사를 쓸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선거기간 동안 광주 유권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라고 권유할 때마다 “지역발전, 정치발전을 위해서는 새누리당으로 당선되어야 한다”며 오히려 설득해왔다. 유권자들에게는 “노란 일색 땅에 파란 싹 하나만 틔워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계속 1위를 달려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점쳤지만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단일 후보인 오병윤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후보는 낙선이 결정된 뒤 “지역주의를 깨기 위해 도전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는 누구보다 호남을 사랑하고 앞으로도 계속 이 길을 걸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전북 군산을에서 당시 한나라당 강현욱 후보가 당선된 이후 16년 만에 새누리당의 전북 입성을 노렸던 정 후보도 결국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정 후보는 최근 10개월 동안 7만 명의 유권자를 만났다고 한다. 민주당 이상직, 통합진보당 이광철 후보가 단일화에 실패하고 여론조사에서 1위로 나오면서 당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역시 지역의 높은 벽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자 3선인 김 후보도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고배를 마셨다. 선거 막판 민주당 중앙당 자체 조사에서는 김 후보와 새누리당 이한구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에 들었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역부족이었다. 김 후보는 “대구를 떠나지 않고 다음에도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새로운 의지를 다졌다.

3명 모두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40% 안팎의 득표율을 거둔 만큼 지역주의의 벽을 허무는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4·11총선#적진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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