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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파문]KBS새노조, 잘못된 발표로 나라 들쑤셔놓고… 뒤늦게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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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파문]KBS새노조, 잘못된 발표로 나라 들쑤셔놓고… 뒤늦게 “유감”

동아일보입력 2012-04-02 03:00수정 2012-04-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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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사찰 문건 2619건” 공개
靑 “80%는 盧정부 문건” 반박에 “작성시기 확인못해” 오류 시인
1일 공개된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내부 사찰 문건. 대상 기관과 대상자, 내용, 진행상황 등이 적혀 있고 사찰 대상자의 근황도 자세히 기록돼 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KBS 새노조는 1일 오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청와대는 민간인 불법사찰의 진실을 밝히지 않고 (2600여 건의 사찰 관련 문건 중에서) 80%는 노무현 정부 때 작성된 사찰 문건이라며 진실을 호도하고 정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사찰 사건의 핵심은 ‘민간인 불법사찰’인데도 청와대는 문건의 대부분이 지난 정부에서 작성된 것이라는 점만 강조해서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혼란을 제공한 주역은 다름 아닌 KBS 새노조 자신이었다. 새노조는 30일 새벽 자체제작 인터넷 방송인 ‘리셋 KBS 뉴스9’에서 관련 내용을 전하기 전 배포한 자료에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2008∼2010년 사찰 문건 2619건을 입수해 일부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모든 언론매체와 여야 정치권이 ‘2600여 건’이라는 숫자를 인용해 ‘현 정권의 사찰문제 제기’로 보도와 논평을 쏟아냈다.

최금락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2200여 건은 노무현 정부가 만든 것”이라고 반박하자 새노조는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새노조는 같은 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보도한 문건은 2008∼2010년 3년 사이 만들어진 자료”라며 “구라(거짓말)도 좀 격조 있게 까야”라고 원색적으로 청와대를 비난했다. 일부 누리꾼이 문건 작성 날짜에 의문을 거듭 제기한 뒤에야 새노조는 이 글을 삭제하고 31일 밤 ‘청와대 발표에 대한 공식 입장’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문서 작성 시기를 일일이 확인하지 못했고 청와대의 물타기 빌미가 된 점을 트위터리안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처음 오류를 시인했다.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문건 80%의 진실’에 대해 처음 고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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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도 새노조는 “국민이 알고 싶은 민간인 불법사찰의 진실은 은폐하고, 다시 과거만 탓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혼선이 빚어진 전말을 ‘남의 탓’으로 돌렸다.

유감의 뜻도 밝혔다. ‘일차적으로 분석할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리셋KBS뉴스 일부 보도의 표현이 잘못된 점은 유감이고, 바로잡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유감에는 ‘2600여 건’이라는 숫자가 정국을 강타하고 국민의 커다란 불신과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한 진솔한 해명이 담겨 있지 않았다. 같은 보도자료에서 새노조는 “유튜브 화면을 보면 전체 자료 중에 상당수가 2008년 이전에 만들어졌고 경찰 등에서 작성한 것도 있다고 리셋뉴스는 이미 밝힌 바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해당 내용은 새노조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불법사찰한 문건 2619건”을 단정 지어 발표한 30일 새벽 이후 수시간이 지난 뒤 연 기자회견에서 비로소 언급한 것이었다. ‘상당수’가 어느 정도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 기자회견이 열린 뒤에도 ‘2600여 건의 현 정권 사찰 문건’이라는 내용은 명백한 사실인 양 전국에 퍼져나가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방송계와 정치권에서는 “새노조가 총선 시점에 맞춰 성급하게 이슈를 만들려다 보니 오히려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S 고위 관계자는 “특정 정파에 유리한 정보만 골라 입맛대로 보도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새노조는 KBS 기자와 PD 전체의 신뢰도를 훼손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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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최대 노조인 ‘KBS 노동조합’ 내부에서도 “소수 노조 때문에 다수 조합원의 명예가 훼손됐으니 노조 차원에서 논평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새노조는 2009년 김인규 사장 반대 총파업 투표가 부결되자 기존 노조(KBS 노동조합)를 탈퇴한 노조원들이 ‘정권의 방송장악 저지’를 내세우며 이듬해 출범시켰다. KBS노동조합은 3000여 명, 새노조는 기자와 PD를 중심으로 한 1100여 명이 노조원으로 소속돼 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민간인사찰#청와대#이명박#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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