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09년 핵실험전 백악관에 비공식 위협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9일 08시 06분


코멘트

베이더 회고록…2009년 핵ㆍ미사일 위기 비화 소개
"오바마, 빌 클린턴 방북특사 반대…힐러리가 결정"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은 8일(현지시간) 북한이 지난 2009년 5월 핵실험 전에 백악관에 비공식 위협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베이더 전 보좌관은 이날 발간한 저서 '오바마와 중국의 부상'에서 북한의 로켓발사와 제2차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됐던 2009년의 백악관 상황을 회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 해 4월에 북한이 워싱턴(백악관)에 몇몇 위협을 담은 '개인적 메시지(private message)'를 보냈다"면서 ▲핵폭탄 폭발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경수로형 원자로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를 곧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이에 미 행정부는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2009년 4월 29일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었다.

이는 북한이 사전에 모종의 채널을 통해 백악관에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베이더 전 보좌관은 또 2009년 4월 5일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을 당시의 '비화(秘話)'도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이 탄두를 장착하고 미 영토를 겨냥할 경우에 대비해 군사적인 대응방안을 검토했었다"면서 "그러나 이는 아주 가능성이 낮은 비상계획이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했지만 우리측 한 정보분석가가 '북한은 제대로 된 위성을 발사하는 것보다 냉장고를 발사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생산능력이 초보적이었다"면서 "뭐라고 말하든 우리는 미사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이더 전 보좌관은 당시 북한이 억류한 여기자 2명의 석방 과정에서 지미카터 전 대통령,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존 케리 상원의원 등 많은 정치인들이 방북을 희망했으나 백악관은 여기자들이 속한 방송사 '커런트TV'의 공동창업자인앨 고어 전 부통령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고어 전 부통령을 거부하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보낼 것을 요구해 왔으며, 이를 놓고 백악관에서 회의를 한 결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후 북한의 억류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여기자 가족들이 반발하기 시작했으며, 결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남편을 보내기로 결단을 내렸다고 베이더 전 보좌관은 회고했다.

이밖에 베이더 전 보좌관은 2009년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공식발언 없이 이명박 대통령과 사진만 찍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던 오바마 대통령이 `돌출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마이크를 켤 것을 요구했고 약 2분간 한미동맹을 찬미하는 발언을 해서 이 대통령을 놀라고 기쁘게 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