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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李판사, 가장 기본적인 의무 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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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李판사, 가장 기본적인 의무 어겼다”

김성규기자 , 최창봉기자 입력 2012-02-14 03:00수정 2015-05-2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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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의 공개’ 이정렬 판사 정직 6개월 중징계
영화 ‘부러진 화살’의 소재가 된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가 제기한 복직소송 합의내용을 공개한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43·사법시험 33회·사진)에게 정직 6개월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13일 박일환 대법관 등 판사 3명과 변호사, 교수 등 외부인사 3명이 참석한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이 의결했다. 이날 이 부장판사는 법관징계위로부터 출석 통보를 받았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법관징계법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린 법관에 대해 △1개월∼1년간의 정직 △1개월∼1년간의 감봉 △서면으로 훈계하는 견책 등 세 가지 징계처분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이 가운데 가장 강한 정직 처분을 받았다. 또 징계수위도 부적절한 법정관리로 최근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선재성 전 광주지법 수석부장판사(정직 5개월)나 ‘벤츠 여검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모 변호사에게 170만 원 상당의 접대와 금품을 받은 A 부산지법 부장판사(정직 2개월)에게 내려진 것보다 높아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법관징계위는 “합의과정을 비밀로 유지하는 의무는 법관의 독립과 재판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법관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법적 의무”라고 설명했다. 재판의 독립을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의무를 ‘법의 수호자’인 법관이 어겼다는 점에서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법원조직법 65조는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않는다”라고 규정돼 있다. 재판장 1명과 배석판사 2명으로 구성되는 합의부 재판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법정 밖으로 공개될 경우 재판과정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특정 판사가 재판 당사자의 공격을 받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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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법관의 개인적 비리보다 기본적 의무를 저버린 것이 더 중대한 과실이라고 징계위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사항 공개가 지금까지 없었고 또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인 만큼 대법원이 일벌백계(一罰百戒)를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정직 6개월은 예상치 못한 강한 징계”라면서도 “고해성사를 받은 사제가 비밀을 누설할 수 없듯이 법관에게도 이 같은 신성한 의무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처분”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 부장판사가 이번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내면 대법원에서 단심 재판으로 징계처분의 정당성 여부를 다시 가리게 된다. 하지만 그가 소송을 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법원 안팎의 관측이다.

2007년 김 전 교수의 복직소송 항소심에서 주심을 맡았던 이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법원 내부게시판인 ‘코트넷’에 “당시 재판부는 애초 만장일치로 김 전 교수에게 승소 판결을 내리는 쪽으로 합의했으나 이후 김 전 교수 주장에 모순점이 발견돼 패소로 판결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또 “위법이라는 것을 알지만 오해를 바로잡고자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그로 인한 불이익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윤인태 창원지법원장은 지난달 말 이 부장판사에 대해 징계를 청구했다. 앞서 이 부장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 등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패러디물을 올려 윤 법원장이 서면경고를 하기도 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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