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스페셜]나쁜 소식을 덜 아프게 전하는 두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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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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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중심적 “구조조정으로 성과 개선”
손실 회피적 “정리해고하면 도산 막아”

DBR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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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관리자들은 종종 직원들에게 구조조정이나 감원 같은 나쁜 소식을 전해야 한다. 직원들은 이에 대해 분노, 적의, 때로는 복수심으로 대응하곤 한다. 그래서 경영학자들은 기업의 관리자가 나쁜 소식을 전할 때 직원들의 불만이나 적개심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해 왔다.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해 관리자들은 메시지 ‘구조화(framing)’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직원들에게 똑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설명하더라도 어떻게 구조화하느냐에 따라 이익을 강조할 수도 있고 반대로 부정적인 결과를 회피하는 관점을 부각시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정리해고라는 메시지를 전할 때 ‘구조조정으로 미래에 기업의 성과가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점을 강조하는 것은 이익을 부각시킨 메시지 구조화다. 반면 ‘구조조정을 해야 도산을 막을 수 있다’고 전하는 것은 손실 회피 측면에서의 구조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임직원들의 마음 상태와 메시지의 전달 방식이 서로 일치하면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호소력을 갖게 된다. 즉, 긍정적인 결과를 바라고 ‘접근’하는 사람들은 이익 중심적 메시지 전달을 더 선호한다. 반면 부정적 결과를 ‘회피’하고 싶은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들은 손실 회피적 메시지 전달 방식을 더 공정하고 옳다고 여긴다.

미국의 한 대학 경영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을 예로 들어보자. 학생들 중 절반에게는 ‘수업을 통해 반드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A)’를, 나머지 절반에게는 ‘꼭 피하고 싶은 결과(B)’를 각각 적어 내라고 요청했다. A를 써낸 학생들에게는 긍정적 결과에 ‘접근’하는 마음상태를, B를 적어 낸 이들에게는 부정적 결과를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상태를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학생들에게 시험이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으로 바뀔 수 있다는 ‘나쁜 소식’을 전했다. 이 소식과 함께 시험 방식 변경에 대해 강사들이 보충 설명을 했다. 한 그룹에선 주관식으로 시험 방식이 바뀌면 부분점수 인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이득’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그룹에선 부분점수 인정에 따라 점수를 모두 잃을 수 있는 ‘위험이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시험방식의 변화라는 부정적 뉴스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A를 써내 긍정적 마음상태에 ‘접근’해 있는 학생들은 이득 중심적 설명을 들었을 때, B를 적어 내 부정적 결과를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의 학생들은 손실 회피적 설명을 들었을 때 각각 더 공정하다고 느꼈다. 즉, 강사의 설명이 자신의 마음가짐과 일치할 때 더 공정하다고 느꼈다.

이 실험 결과는 관리자가 나쁜 소식을 어떻게 직원에게 전해야 할지를 알려준다. 경기 침체기에는 직원들이 예방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손실 회피적 메시지에 잘 반응할 것이다. 반면 경기가 호황일 때는 직원들이 목표달성 지향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득 중심적 메시지에 더 잘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메시지뿐 아니라 메시지 수용자에게도 관심을 기울이는 게 좋다. 나쁜 소식도 어떻게 전하느냐에 따라 부정적 결과를 최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조엘 에반스 성균관대 SKK GSB 교수  
정리=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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