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강소기업이 뛴다]디지털도어록 제조업체 ㈜에버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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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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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4명이 전재산 털어 창업
도어록 ‘초스피드 설치’로 대박

㈜에버넷 김승영 사장이 제품 전시실에서 이 회사가 생산한 디지털 도어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들 제품에는 온도센서가 내장돼 있어 불이 났을 경우 문이 저절로 열린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에버넷 김승영 사장이 제품 전시실에서 이 회사가 생산한 디지털 도어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들 제품에는 온도센서가 내장돼 있어 불이 났을 경우 문이 저절로 열린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출입문에 설치하는 ‘디지털 도어록’ 전문 제조업체인 인천 남동구 고잔동 ㈜에버넷은 짧은 기간에 독보적 기술로 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2006년 자본금 8억 원으로 설립돼 초창기에는 설비 투자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2009년부터 연매출 성장률이 평균 50%를 웃돌 정도다. 회사 설립 5년 만인 지난해 매출 150억 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2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이 회사에는 상복이 터졌다. 인천상공회의소가 매년 선정하는 최고상인 인천상공대상(기술개발부문)을 받은 데 이어 인천시로부터 중소기업인 대상을 수상했다. 게다가 정부가 선정한 전국 325개 ‘일하기 좋은 기업’(성장 잠재형 기업)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된 것.

역사가 길지 않은 이 회사가 단기간에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공동창업자 4명이 책임경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승영 사장(54)과 곽금석 연구소장(54), 박준호 상무(49), 김창신 생산부장(37)은 1997년부터 인천의 한 전자회사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의기투합해 회사를 차렸다. 당시 수도권 일대 신도시가 속속 개발되면서 주거문화가 바뀌어 출입문을 열쇠로 열고 들어가는 기존 ‘아날로그 록’ 대신 ‘디지털 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4명이 각각 전 재산에 가까운 2억 원씩 출자한 만큼 배수의 진을 치고 달려들었지요. 각자 맡은 분야의 노하우가 풍부해 승산은 충분하다고 확신했습니다.”

관리직 간부로 근무한 김 사장은 자금 운영 등 경영 전반을 맡았고, 엔지니어 출신인 곽 소장은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국내 도어록 유통시장을 꿰뚫고 있던 박 상무는 영업을, 김 부장은 생산 및 구매업무를 담당하기로 했다.

첫 제품인 ‘에버’ 시리즈 개발에 들어간 이들은 수개월간 야근을 강행하며 몇 가지 원칙에 합의했다. 디자인을 차별화하기로 하고, 제품에 인테리어 개념을 도입해 꽃과 나비 등을 도안했다. 전국 도·소매상을 체인으로 연결한 원가 혁신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것이었다. 또 도어록에 화재감시 센서를 내장하고, 절도범 등이 비정상적으로 문을 열 경우 90dB(데시벨) 이상의 경보음이 발생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첫 제품이 출시되자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매달 6000개 이상 팔리기 시작해 자신감을 얻은 이들은 후속 모델 개발에 나서 ‘포인트’ ‘아이리스’ ‘스타일’ ‘초이스’ ‘하모니’ 등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특히 유리문에 설치하는 도어록은 시공시간을 30분에서 5분 이내로 줄여 지금까지 100만 개가 넘게 팔려 나갔다. 현재 연간 1200억 원대에 이르는 국내 디지털 도어록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5개 회사 중 하나로 정착했다.

디지털 도어록 분야에서 특허기술(11건)과 실용신안(4건)을 보유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이 회사의 또 다른 성장 비결은 거미줄 같은 유통망이다. 제품의 대부분을 전국 도매점 60여 곳을 거쳐 3500여 곳에 이르는 소매점에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선택을 받기 위해 전국에 462개 애프터서비스 지정점을 운영하고 있다. 본사에서 24시간 운영하는 콜센터에 수리 신고가 접수되면 해당 지정점에서 즉시 출동한다. 또 지정점 정기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의 흐름과 소비자만족도 등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 도어록 시장의 매출 신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했다고 판단한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눈을 돌렸다. 2년 전부터 해외박람회와 시장개척단에 참가해 바이어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어 중국과 동남아, 남미 등 1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내년까지 유럽과 북미 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인천상의의 지원을 받아 ‘디자인·특허·브랜드 가치제고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 회사는 컨설팅 결과를 반영한 신제품을 3월 선보인다. 회사 설립 10주년을 맞는 2016년에는 매출 550억 원을 달성해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사장은 “올해는 해외시장 개척과 국내 건설시장 진입을 통해 영업을 다각화하는 데 전력할 것”이라며 “출입문에 필요한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해 생산 품목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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