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수시 최연소 합격 과학영재, 연대 치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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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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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미래’ 선택… 서울대 미충원율 자연대 17% 공대 9%

2012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최연소 합격생이 이공계 학과를 포기하고 연세대 치대에 진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 수준의 영재들이 이공계를 기피하고 의대와 치대로 몰리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연세대 입학처는 1일 “서울과학고 3학년 배형규 군(16)이 연세대 치의예과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배 군은 서울대가 지난해 12월 9일 발표한 ‘201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결과’에서 최연소로 합격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당시 배 군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와 연세대 치의예과에 수시모집으로 모두 합격한 상태였다. 언론 인터뷰에서 배 군은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 진학한다면 원래 좋아했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것이고, 연세대 치대에 간다면 더 안정적인 미래를 택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배 군은 중학교 1학년이던 2008년 한국수학올림피아드 중등부 금상을 받았다. 배 군은 중학교 1학년 과정만 마쳐도 서울과학고에 입학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시험 삼아 입학시험에 응시했다 합격하는 등 어려서부터 과학영재로 주목받았다.

배 군은 서울대 최연소 합격 사실이 발표된 후 “천재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처럼 진지한 연구를 하면서도 재미있는 인생을 사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파인먼은 아인슈타인 이후 미국 최고의 천재로 평가받는 물리학자로 1988년 타계했다.

배 군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부모님과 상의해 진로를 결정했다”고만 밝혔을 뿐 자세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우일 서울대 공대 학장은 “배 군 같은 인재가 이공계 분야에서 사회적 부가가치가 큰 성과를 내주길 바랐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서울대 등록률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올해 서울대 수시모집 미충원 현황에 따르면 자연대와 공대의 미충원율이 높았다. 서울대 인문대 사회대 경영대와 의예과는 모든 합격생이 등록을 했고 자유전공학부도 합격생 110명 중 5명만 등록을 포기했다. 반면 자연대는 합격생 200명 중 33명(16.5%)이 등록을 포기했고 공대도 합격생 581명 중 54명(9.29%)이 등록하지 않았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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