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학진학률 72.5%… ‘대학민국’ 달라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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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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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대학진학률 72.5%… 10년만에 최저

2008년 83.8%까지 높아졌던 대학 진학률이 3년째 하락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공공기관과 금융권에 이어 민간 영역으로 고졸자 채용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내년부터 대학 진학률이 큰 폭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과잉 학력 투자’로 구직자와 고용자의 눈높이가 달라 빚어지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 해마다 떨어지는 대학 진학률

23일 통계청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대학 진학률은 72.5%로 2001년(70.5%)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고교 졸업생 64만8468명 중 46만8187명이 대학에 진학한 것이다. 대학 진학률은 1980년 27.2%, 1990년 33.2%, 2000년 68%, 2008년 83.8%로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81.9%, 2010년 79%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학 진학률이 전년 대비 6.5%포인트나 급격히 낮아진 데에는 통계 기준이 바뀐 영향이 크다. 지난해까지는 2월 졸업 시점의 대학 합격자가 기준이었지만 올해부터는 4월 시점의 대학 등록자 기준으로 진학률 조사 대상이 바뀌었다. 이렇게 하면 대학에 합격했지만 재수나 취업 등을 하려고 진학을 포기한 사람들이 제외돼 대학 진학률이 떨어지게 된다.

정부는 기준 변경으로 올해 진학률이 4∼5%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옛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진학률은 76.5∼77.5% 안팎으로 2002년 74.2%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대학에 진학해도 취업이 쉽지 않고 임금에 잘 반영이 안 된다는 현실적 판단과 정부의 마이스터고 육성 등 직업기술교육 강화,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확대 등 정책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학력 과잉 사회 부담 덜까

그간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이 80%대를 넘어가면서 학력 과잉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자가 넘치는 상황에서도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외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계산 방식을 적용하면 2008년 기준으로 한국은 71%로 독일(36%), 일본(48%), 영국(57%), 미국(64%) 등 대부분의 OECD 회원국보다 대학 진학률이 높다. 정부는 올해 고졸 채용 우대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내년에는 대학 진학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권은 올해 약 3000명의 고졸자를 채용하고, 민간 기업에서도 고졸자 채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실제로 대학보다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다. 올해 고3 학생이 지난해보다 1만 명가량 감소하고, 대학 정원이 3000명가량 줄어든 측면도 있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한 고교 재학생 자체가 52만6420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5460명이나 급감했다. 전문계고(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자도 2009년 2만5297명, 2010년 2만9916명, 올해 3만5698명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조경규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은 “공공기관에서 내년에만 고졸자 2800여 명을 채용하고 2015년까지 공공기관 신입사원의 40%를 고졸자로 채울 예정인 만큼 이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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