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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방화복-호흡기가 모자라… 돌려입으며 불끄는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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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방화복-호흡기가 모자라… 돌려입으며 불끄는 소방관

동아일보입력 2011-12-16 03:00수정 2011-12-1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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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大 안전장비’ 태부족 현실
소방관들이 화재 진화에 필수적인 공기호흡기와 방화복 등 ‘필수 5대 안전장비’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채 불길 잡기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3교대로 일하는 일부 소방서에서는 유독가스에 질식되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공기호흡기를 3명이 1개로 돌려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관이 지방자치단체 소속이다 보니 지자체별로 보유 실태가 큰 격차를 보이는 것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15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전국에서 화재진압이나 구조요원으로 근무하는 소방관은 3만5643명인데 확보된 공기호흡기는 3만1809개뿐이다. 소방관 3834명은 화재현장 진압에 필수적인 공기호흡기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다.

방재청 관계자는 “3교대하는 일부 소방서에서는 3명이 1개를 돌려쓰고 있어 관리가 소홀해지고 비위생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예산 부족으로 추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대형 화재가 발생해 전 소방관이 출동하게 되면 공기호흡기 없이 출동하는 소방관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로 소방관 6명이 순직했을 때 아예 개인에게 지급된 방화복이 없어 방수복을 입고 출동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화복을 지급하자는 여론이 들끓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번 출동해서 사용하면 반드시 정비해야 하기 때문에 방재청은 3만5643명의 소방관에게 6만5086개의 방화복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 확보된 방화복은 4만7888개뿐으로 1만7198개나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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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소방관은 경찰과 달리 지방직 공무원이기 때문에 소방 업무 예산을 각 지자체가 부담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자체별 소방장비 확보 비율이 큰 격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울산 경기 전북 전남 제주는 공기호흡기를 100% 확보하고 있지만 대구 48.7%, 광주 50.3%, 대전 79.2% 등으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화재가 집중되는 서울과 경기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경기는 공기호흡기와 헬멧을 100% 확보하고 방화복 94%, 안전화 90.1% 확보율을 보였지만 서울은 공기호흡기 90.8%, 방화복 88.5%, 안전화 73.5%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13일 당정 협의를 통해 2016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6700억 원을 투입해 노후장비를 교체하고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도 이 같은 안전장비 부족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낼 부분은 30%인 2010억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70%인 4690억 원은 각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자체들이 얼마나 이 계획에 동참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 한 소방관은 “대형 사고가 터져 소방관이 순직해야만 장비가 좋아지고 수당이 올랐기 때문에 개선 방안이 나오는 게 썩 반갑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 이기환 소방방재청장 “대형사고 대비한 장비확충 시급” ▼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사진)은 15일 “소방관 처우 개선과 안전장비 확충이 시급하다”며 “이는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소방관으로 순직한 부친의 뒤를 잇고 있는 이 청장은 소방장비 확충과 함께 고졸자 채용, 다문화가정 안전 확보 등 소방 분야에도 ‘공존’ 개념을 도입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소방관 처우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데….

“인건비를 올리고 장비를 확충해 놓은 뒤에 대형사고가 나지 않으면 마치 불필요한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만일에 대비하는 소방의 특성을 반영한 예산 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약자가 화재에 더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홀몸노인 가정에 화재경보기를 달아준 것처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재난 방지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다문화가정이나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소방안전 교육을 실시해 나갈 방침이다. 외국인이 많이 근무하는 작업장에는 외국인이 소방안전관리자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그 외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소방정책으로는 무엇이 추진되는가.

“소방 분야에는 구조 구급 등 특수자격을 갖춰야 하는 분야가 적지 않다. 일반 소방직 공무원을 공개채용할 때 대졸자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앞으로 일정 비율은 반드시 고졸자로 선발할 계획이다.”

―올해 산사태도 있었고 도심 멧돼지 출현 등 생활 안전도가 낮아진다는 우려도 있다.

“자연재해가 복합적으로 발생해 대형 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재해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재해영향분석과’라는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생활안전 사고가 갈수록 늘고 있어 ‘119생활안전팀’을 만들어 예방, 교육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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