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내년 1월 한국 개봉… 주연 맷 데이먼 - 스칼릿 조핸슨 美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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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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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핸슨이 사육사… 처음엔 이게 말이 돼? 했죠”

쓰러져 가는 동물원을 사들여 다시 개장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과 연인 간 갈등과 화해를 그린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20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쓰러져 가는 동물원을 사들여 다시 개장하는 과정을 통해 가족과 연인 간 갈등과 화해를 그린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20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본 시리즈’의 섹시한 스파이 제이슨 본과 ‘아이언 맨’의 글래머러스한 블랙 위도는 잊어야 할 것 같다. 이제는 ‘맷 아저씨’와 ‘스칼릿 이모’ 라고 불러야 한다. 23일 미국에서 개봉(한국은 1월 19일) 하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의 주인공 맷 데이먼(41)과 스칼릿 조핸슨(27)이다. ‘우리는…’은 아내를 병으로 잃은 뒤 딸(7)과 아들(14)을 데리고 사는 싱글대디 벤저민 미(맷 데이먼)가 폐관 직전의 동물원을 사들여 재개관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맹수가 우리를 탈출하고, 동물원 운영자금은 턱없이 부족하다. 사춘기 아들마저 폭풍처럼 반항해대지만 벤저민은 동물원의 수석 사육사 켈리 포스터(스칼릿 조핸슨)의 도움으로 쓰러진 동물원과 가족을 일으켜 세운다. ‘제리 맥과이어’의 캐머런 크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남녀 주인공을 만났다.》
■ 아빠역 처음 맡은 데이먼
“부모 되니 마음 5배정도 커져… 아역 배우들 직접 연기 지도”

짱구 이마를 훤히 드러낸 전형적인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에서 맷 데이먼(사진)은 비범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평범한 아버지로 등장한다. 그는 실제로 딸 넷을 둔 아버지이지만 영화에서 아버지 역할을 맡기는 처음이다.

“부모가 되면서 마음이 다섯 배쯤 커졌죠. 아버지 역할을 맡은 것도 실제 아이들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동물원이 배경인 이번 영화에는 맹수가 여럿 등장하지만 그는 “호랑이, 사자보다 어린이와 연기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아역배우들이 대사를 외우는 것을 넘어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도록 하는 게 큰 과제였는데 데이먼이 이들에게 직접 연기를 지도했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아내가 죽은 뒤 아내를 처음 만났던 식당에 절대 가지 않던 그가 그 식당에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 “엄마와 이렇게 만났었지” 하고 얘기를 들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아내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명장면인데 바로 그의 아이디어였다. 캐머런 크로 감독이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자답다”고 거들었다. 데이먼은 1998년 ‘굿 윌 헌팅’으로 벤 애플렉과 각본상을 공동 수상했다.

상대역인 스칼릿 조핸슨에 대해 그는 “처음에는 ‘이렇게 글래머인 데다 아름다운 여자가 동물원에서 일한다는 게 말이 돼?’라며 걱정했는데 아름다우면서도 믿음직한 연기가 지금껏 그녀의 연기 중 최고”라고 평가했다.

그는 2007년 미국 피플지가 선정한 ‘현존하는 가장 섹시한 남성’이었다. 그가 현존하는 가장 관능적인 여배우와 만났으니 러브라인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러브스토리를 기대하시겠지만 그건 아니에요. 동물원을 사랑하는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죠.”

하버드대를 중퇴한 그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엄친아’로 꼽힌다. 정치적 견해를 분명히 밝히는 ‘개념 배우’이기도 하다. 인터뷰 중에도 월스트리트 점령 시위에 대해 제프리 색스의 저서 ‘문명의 비용’을 인용하면서 “시위를 막을 수 없다. 사람들은 화가 나 있는데 이를 해결할 정치 시스템은 무너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할리우드 대표미녀 조핸슨
“평소 전혀 글래머러스 안 해요, 최근 월가시위대와 얘기 나눠”

헐렁한 블라우스와 검정 바지로는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엉덩이가 가려지지 않았다. 스칼릿 조핸슨(사진)이 두툼한 입술로 쿠키를 오물거리며 인터뷰 장소로 들어오는 동안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난 쿠키가 정말 좋아요. 몸매 유지 비결요? 쿠키를 가능한 한 조금만 먹는 거죠. 하하.”

새 영화에서 그는 작업복과 부츠 차림으로 껍질만 벗긴 돼지고기를 다듬어 사자에게 던져주고 맨손으로 뱀을 척척 정리하는 수석 사육사 켈리 포스터로 나온다.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데이트도 포기하고 일만 하는 여자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덜컥 동물원을 사들인 벤저민을 못마땅해하지만 결국 그를 이해하고 돕는다.

“배우는 언제나 모험을 요구받잖아요. 그런데 대본을 보니 이 역할을 어떻게 표현할지 난감했어요. 감독에게 물어보니 ‘나도 몰라. 같이 찾아보지 뭐’라고 편하게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즐겁게 찍었죠.” 캐머런 크로 감독은 “감독이 주문하면 수학 문제를 계산하듯 머릿속으로 동선과 감정선을 짠다. 그런 뒤 내가 원한 그대로 연기한다”며 그의 연기를 칭찬했다.

완벽주의자인 맷 데이먼과 같이 일하는 게 힘들지 않았는지 물었다. “일의 순서를 아는 사람과 작업한다는 건 오히려 감사한 일이죠. 그는 농담을 하다가도 일을 시작하면 놀랍도록 집중해요.”

할리우드의 대표 미녀 중 하나로 불려온 데 대해 그는 “영화 속 캐릭터가 만든 이미지일 뿐”이라며 “평소엔 전혀 글래머러스하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쉬는 날에는 스웨터를 걸친 채 거리를 돌아다니고, 틈만 나면 ‘트라우마’나 ‘ER’ 같은 메디컬 드라마를 즐겨 본다고 했다.

지난해엔 브로드웨이 연극 무대에 섰다. “매일 두 차례 사람들이 제 연기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숨을 곳도 없이 감정적으로 발가벗겨진 느낌이었죠. 하지만 또 연극 무대에 설 거예요. 저는 배우니까요.”

그는 “최근 월가 시위 현장에 가서 시위대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런 시국에 할리우드가 행동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뉴욕=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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