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지상파HD 방송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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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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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송신료 산정 합의 못해… 400만가구 표준화질로 시청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28일 오후 2시부터 KBS2, MBC, SBS 3개 채널의 고화질(HD) 방송을 중단했다. 디지털 케이블TV에 가입해 HD 화질로 시청해온 400만 가구가 불편을 겪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28일 오후 2시부터 KBS2, MBC, SBS 3개 채널의 고화질(HD) 방송을 중단했다. 디지털 케이블TV에 가입해 HD 화질로 시청해온 400만 가구가 불편을 겪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28일 오후 2시부터 KBS2 MBC SBS 3개 채널의 고화질(HD) 방송을 중단했다. 케이블TV가 지상파 채널의 방송을 중단한 것은 처음이다.

94개 SO 가운데 93개 SO가 가입한 케이블TV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지상파 방송사들이 구두로 약속한 가입자당 요금 인하안에 대해 서면합의를 해주지 않았다”며 지상파 3사의 디지털신호 송출을 중단한 뒤 ‘KBS, MBC, SBS의 요청으로 전송이 중단되고 있습니다’라는 자막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케이블TV에 가입해 HD 화질로 시청해 온 400만 가구가 3개 지상파 채널의 경우 표준화질(SD)로 시청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그동안 SO들은 난시청 해소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지상파 채널을 대가 없이 송출해 왔다. 그러나 콘텐츠의 저작권 수익을 챙기기 시작한 지상파 방송사가 2009년 HD 지상파 방송 재송신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8일 지상파의 손을 들었다. SO들에 HD 지상파 방송 중단을 명령하고 이를 어길 경우 매일 1억5000만 원을 지상파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지상파와 SO들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로 재송신 대가 산정협의회를 운영해 왔으나 협의회 설치 기한인 23일까지 합의를 보지 못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SO들에 위성방송이나 인터넷TV(IPTV)와 마찬가지로 가입 가구당 각 방송사에 월 280원을 지불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SO들은 케이블TV가 난시청 해소와 지상파들의 광고 수익 증대에 기여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지상파 방송사가 SO들에 송출료를 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비대위는 “지상파 방송사의 요구를 수용하면 시청 가구당 연간 약 1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며, 이는 시청료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케이블TV 비대위는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24일 낮 12시부터 지상파 3사의 HD 방송을 중단키로 했다가 방송 중단 직전 “극적 타결 가능성이 있다”며 한 차례 보류했었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음에 따라 28일까지 SO가 지상파에 지급해야 하는 비용은 46억5000만 원으로 늘어났다.

HD급 지상파 방송 송출 중단은 전례가 없지 않다. 올해 4∼6월 SBS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재송신 대가 산정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48일간 SBS의 HD 방송이 중단되고 SD 방송으로 대체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피해 가구는 48만 가구에 그쳤다.

케이블TV 비대위는 이달 말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다음 달 초부터 지상파 3사의 SD급 채널까지 송출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케이블TV에 가입한 1500만 가구가 3개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방송통신위는 30일경 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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