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지뢰밭’ 빵빵 엽기코믹 2인조 노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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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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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앨범 ‘전국제패’ 내놔“보통사람을 위한 서민밀착형 노래”

‘노라조’ 멤버 조빈(오른쪽)과 이혁은 “음반 프로듀스를 직접 하며 숨겨둔 음악적 욕심을 과감하게 펼쳐냈다”고 입을 모았다. 위닝인사이트 제공
‘노라조’ 멤버 조빈(오른쪽)과 이혁은 “음반 프로듀스를 직접 하며 숨겨둔 음악적 욕심을 과감하게 펼쳐냈다”고 입을 모았다. 위닝인사이트 제공
“‘멍멍이’를 지난해 겨울에 냈고, 올여름엔 ‘포장마차’로 활동했어요. 한 달 전엔 ‘빨간 날’을 냈죠.”

노래 이름만 들어도 영락없이 ‘그들’이다. 2인조 코믹 댄스-록 그룹인 ‘노라조’. ‘슈퍼맨’과 ‘카레’를 히트시켰던 이들이 1년 7개월 만에 정규 앨범인 5집 ‘전국제패’를 냈다. 새 앨범을 들고 서울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를 찾은 조빈(37)과 이혁(33)은 무대 위 인상과 달리 진지하고 차분했다. 단, 담담하게 읊조리는 말들조차 ‘개그 지뢰밭’이었다.

‘전국제패’의 타이틀곡은 ‘판매왕’. 시끌벅적한 록 기타와 신시사이저 소리에 맞춰 ‘어서옵쇼’를 연발하는 여흥구, ‘두 팔을 벌리고 벌리고 흔들어 겨에 땀나게’란 후렴구를 들으니 개업 홍보 풍선이 휘청휘청 방정맞게 춤추는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영업 판매 관계자들이 저희 노래로 힘 좀 얻었으면 합니다. 이 노래 많이 활용해주세요. 우린 서민밀착형 팀이라고요.”(조빈)

‘삼각김밥 머리’와 ‘카레 코트’(노란 코트 안쪽을 즉석카레 봉지로 가득 채운)로 시각적인 충격을 줬던 조빈의 비주얼이 이번엔 멀쩡하다. “‘이번엔 또 얼마나 웃기게 나올까’ 기대들을 할 때 반전을 줘 본 거죠. 그런데 이게 이거대로 웃길 거예요.” 조빈은 무대에 오를 땐 화려한 러시아 귀족 모자를 쓰고 나와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이번 앨범에도 ‘효도’ ‘김치’ ‘안드로메다(Andromeda)’ 등 ‘뽕필’ 넘치는 멜로디에 4차원 가사를 착장한 곡들이 빼곡하다. 그러나 무게감이 다르다. 멤버들이 앨범 전체의 프로듀서로 나선 것도, 타이틀곡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앨범을 닫는 곡은 11분 12초짜리 스피드 메탈 대서사시 ‘가이아(Gaia)’다. 정색하고 쓴 가사가 개그를 거부하는데, 의외로 가사를 쓰며 가장 많이 웃은 곡이란다. “친구들끼리 모여 자기가 아는 세상에서 제일 진지한 얘기, TV 다큐에서 본 온갖 학설을 다 쏟아냈죠.” 곡 길이에도 재치가 숨어있다.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발표일이 11월 12일이어서 11분 12초로 끊었죠.”(이혁)

2005년 결성 당시 이들의 목표는 ‘생계형 행사 가수’였다. 각자 인디 록밴드를 하다 잘 안돼 돈이나 벌자는 생각에 엽기 코믹 밴드로 의견을 모았다. “노래가 좀 알려지면 행사나 죽도록 뛰자.” 그런데 웬걸, 첫 방송에서 터졌다. “2005년 8월 3일 단국대 천안캠퍼스. 잊지도 않습니다. 돌출 무대 위에서 개다리 춤으로 전진했더니 양복 입은 점잖은 분들까지 뒤로 넘어가더라고요. 회사 실장님이 사장님께 보고했대요. ‘어, 되겠습니다!’”(이혁)

노라조는 좋아하는 헤비메탈을 제대로 해보는 게 꿈이라고 했다. 엽기 코믹으로 사람들 정신을 쏙 빼놓는 일도 계속하겠다고. “메탈의 메카, 북유럽 가서 제대로 녹음 한번 해보고 싶어요. 스웨덴 어딘가의 깊은 숲 속 스튜디오. 바로 그런 곳!”(조빈)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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