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수치, 보궐선거 출마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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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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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이후 첫 제도권 도전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사진)가 조만간 치러질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1989년 첫 가택연금 조치를 당한 이래 22년간 억압받는 민주화의 상징으로 존재해온 수치 여사가 처음으로 제도권에 진출하는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니얀 윈 대변인은 12일 “NLD가 다시 정당으로 등록하고 수치 여사도 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NLD는 전날 고위 당직자 100여 명이 양곤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총선 때 NLD는 수감자를 정당인에서 제명하도록 한 규정에 항의하며 선거 참여를 거부해 정당 등록이 취소됐다. 하지만 최근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개혁 조치의 하나로 이 규정을 삭제하면서 수치 여사에게 정치활동의 길이 열렸다.

윈 대변인은 수치 여사가 어떤 선거구에서 어떤 자리에 출마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정당 소식통들은 그가 제1의 도시인 양곤 지역에서 출마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궐선거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상·하원에서 약 40석 이상을 새로 뽑을 예정이다. 1945년 미얀마 독립의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로 태어난 수치 여사는 두 살 때 아버지가 암살됐고 인도대사였던 어머니를 따라 인도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영국인 교수와 결혼해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1988년 모친이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귀국한 수치 여사는 민주화시위대에 무차별 발포하는 군정의 잔혹성을 목격한 뒤 민주화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 후 도합 15년 이상을 구금 상태로 지내오다 지난해 11월 13일 가택연금에서 풀렸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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