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200개씩 쏟아지는 유전자검사법… 믿을 만한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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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걸릴 확률 5년 내 70%” 등 검증 안된 검사법 소비자 현혹
복지부, 가이드라인 연말 공개

올 연말부터 시중에서 성행하는 유전자 검사가 믿을 만한 것인지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한국유전자검사평가원, 의료계와 협력해 무분별한 유전자 검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연말에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이 홈페이지에는 현재 학계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유전자 검사 리스트가 게재된다. 명단에 없는 유전자 검사법이라면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정부와 학계가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 이유는 유전자 검사법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관련 규제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2006년 생명윤리법 시행령이 나왔지만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유전자 검사는 19개 항목에 불과하다. 새로운 유전자 검사법이 매년 200여 개씩 나오는 것에 비하면 실효성이 없는 규제인 셈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유전자 검사법에 일반인들이 현혹될 확률도 높다. 현재 유전자 검사를 한다고 정부에 신고한 기관은 187개인데, 이 중 88개가 비의료기관이다. 이경아 연세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노화방지클리닉들이 고혈압과 암 발생 관련 검사라면서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검사법을 환자에게 권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폐암에 걸릴 확률이 5년 이내에 70% 이상이다’는 식으로 선전하는 암 검사는 ‘소설’에 가깝다고 말한다. 유전자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논문 한두 편을 내세워 환자를 설득하지만 의학적 근거는 많이 부족하다는 것. 성문우 서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전문가 의견이 반영된 가이드라인이 공개된다면 일반인들이 검증되지 않은 검사법에 현혹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유전자 검사:

DNA와 RNA를 대상으로 하는 검사. 유전질환, 종양,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을 알아낼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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