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행열차’ 김수희가 헤비메탈 밴드를 만났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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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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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어떤 음악이 나올지 도저히 상상이 안 된다”며 시작한 헤비메탈풍의 ‘남행열차’는 기대 이상으로 흥겨웠고 힘이 넘쳤다. 앞에 마이크 잡은 이가 김수희. 왼쪽부터 ‘나티’의 윤두병 김상수 김태수(드럼) 허준석.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어떤 음악이 나올지 도저히 상상이 안 된다”며 시작한 헤비메탈풍의 ‘남행열차’는 기대 이상으로 흥겨웠고 힘이 넘쳤다. 앞에 마이크 잡은 이가 김수희. 왼쪽부터 ‘나티’의 윤두병 김상수 김태수(드럼) 허준석.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지하연습실. 방음문을 열자 찢어질 듯한 기타와 드럼 소리가 쏟아졌다. 격렬한 록밴드 연주의 멜로디가 낯설지 않다 싶었는데 여자 보컬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듣고 곡명이 떠올랐다. “비 내리는 호남선∼남행열차에∼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남행열차’가 ‘폭주기관차’로 변신했어요.”

가수 김수희는 4인조 헤비메탈 밴드 ‘나티’의 연주에 맞춰 목에 핏줄을 세우며 히트곡 ‘남행열차’를 부른 뒤 숨을 헐떡였다. 트로트 가수와 록밴드가 한자리에 모인 건 서울 마포문화재단이 마련한 ‘위드 인디즈 시리즈-한국 대중음악의 여왕들’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김수희-나티 외에 주현미가 ‘국카스텐’과, 심수봉이 ‘킹스턴 루디스카’와 팀을 이뤄 무대에 선다.

‘남행열차’를 부른 뒤 “연주가 진하니까(강하니까) 헷갈린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김수희가 “편곡이 내 음역대보다 한 음 높은데, 뒷부분을 조절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나티’의 리더 허준석은 “우리는 개방현(기타 6줄을 누르지 않고 튕기는 음)으로 키를 맞춰 피아노로 하는 것처럼 세세하게 키 조절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팀원들과 조심스레 기타줄을 튕기며 조율했다.

처음보다 반음을 낮춰 부르기로 하고 이번엔 김수희의 ‘정거장’을 연주했다. 헤비메탈 밴드의 거친 연주를 “진하다”며 버거워하던 김수희의 목소리에 이번엔 힘이 제대로 실렸고 연주도 매끄러워졌다. 김수희와 멤버들이 눈빛과 손짓으로 오케이 사인을 주고받았다.

김수희와 ‘나티’가 꾸미는 무대는 22일 오후 7시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15일엔 주현미와 ‘국카스텐’, 29일엔 심수봉과 ‘킹스턴 루디스카’의 무대가 마련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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