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D-16]톡톡 튀는 홍보전 ‘스핀닥터’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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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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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캠프, 여당 틀 깨고 현장에서 정책 발표… 朴캠프, 기성 문법 깨고 ‘놀이’ 도입…

#1. 9일 서울 강북의 대표적 쪽방촌인 종로구 돈의동 일대.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는 이곳 쪽방촌을 방문해 홀몸노인들을 만나 얘기를 나눈 뒤 ‘2014년까지 공공임대주택 5만 채 건설’ 등을 담은 주거 및 전·월세 대책을 발표했다.

#2. 비슷한 시간,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면바지와 재킷으로 무대에 섰다. ‘핀 라이트 조명’(어두운 배경에서 한 곳에 조명을 집중하는 것)을 받은 박 후보는 신제품 설명회를 연상케 하는 공약 프레젠테이션(PT)을 가졌다. 박 후보 측은 “고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PT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홍보 전략과 아이디어를 선보이면서 각 후보 캠프의 ‘스핀닥터’ 면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핀닥터는 야구의 ‘변화구’(스핀)처럼 국면을 반전시키는 ‘선거홍보 전문가’를 뜻한다.

한나라당은 당내 최고 홍보 전문가인 강승규 진성호 의원을 나 후보의 ‘스핀닥터’로 내세웠다. 모두 당내에선 흔치 않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가여서 SNS 바람이 최대 무기인 박 후보 캠프에 맞설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두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뉴미디어 선거를 책임졌었다. 두 의원은 이날 쪽방촌 방문처럼 현장 방문→정책 발표→SNS를 통한 홍보→정부, 여당 차원의 지원이라는 프로그램을 가동시킨다는 복안이다.

박 후보 캠프는 기성 정치권의 홍보 공식을 깨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가령 후보 등록 후 받은 ‘기호 10번’에 대해 “10번, 박원순입니다”라는 일방통행식 홍보가 아니라 10이라는 숫자를 이용해 트위터 사용자들에게 말짓기놀이를 유도하는 등 ‘선거 운동=놀이’라는 콘셉트를 각인시키는 방식이다. 실제로 박 후보는 트위터에서 “열(10)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강남 강북 다 사랑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같은 홍보 전략은 아름다운재단 사무처장 등을 지낸 유창주 씨가 송호창 대변인과 함께 주도하고 있다. 유 씨는 지금까지 1500만 명이 다녀간 블로그와 7만여 명의 트위터 팔로어(추종자)를 지닌 시민사회 진영의 대표적인 뉴미디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석연 변호사를 지지했던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남산 국립극장 앞에서 나 후보와 만나 “전적으로, 마음으로, 여러 방법으로 돕겠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시골의사’ 박경철 씨의 팬사인회에 참석해 박 후보에 대해 “열심히 해서 원하는 바를 이루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요청이 없었다. (요청이 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동영상=나경원 - 박원순 첫 양자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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