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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이것만은…/공병호]100권의 고전 읽고 재해석… 바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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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전에 이것만은…/공병호]100권의 고전 읽고 재해석… 바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동아일보입력 2011-09-28 03:00수정 2011-09-28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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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중년의 문턱을 넘어서고 나면 세월은 속절없이 흐른다. 흐르는 강물과 같은 세월은 이것저것 다 할 수 없으며,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이 유한함을 분명히 가르쳐준다. 그래서 나에게 버킷리스트는 꼭 하고 싶은 일로 채워지기도 하지만 동시에 하지 말아야 할 일들도 포함한다.

첫째, 우선은 미혹(迷惑)함에 흔들리거나 덧없는 것들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신을 점점 더 깊이 알아가지만 그동안의 도전과 경험을 통해서 대략적으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자신에 대한 탐구가 계속되어야 하겠지만 그동안 찾아낸 것들을 기초로 자신이 서 있어야 할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소망한다.

둘째, 세월과 함께 직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더 나은 사람으로 계속해서 성장해 가기를 소망한다. 사람의 됨됨이는 세월에 마냥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우선은 주변에 물의를 일으키는 것과 같은 큰 과오가 없어야 할 것이고, 하루하루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삶을 계속해서 살아감으로써 더 나아짐을 향해 정진(精進)을 계속해 나가려 한다.

셋째, 내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의 절반을 고전 읽기와 쓰기에 투자하는 일명 ‘그레이트 펄슨’ 프로젝트를 더 힘차게 추진해 나가려 한다. 이 땅에서 성장하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시험공부에 투입했다. 대학, 학부, 대학원 시절에도 깊은 독서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였는데 이 역시 직장생활에서도 크게 해결되지 못했다. 50세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인류가 남긴 위대한 고전 읽기 작업을 시작하리라 계획하였던 것을 지난해부터 실행에 옮기게 되었는데 가을부터 결과물을 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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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 살다 저 세상으로 간다면, 좋은 음악과 좋은 그림을 감상하는 것처럼 천재들이 남긴 걸출한 고전을 탐구하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것이 내가 가진 소박한 바람이었다. 그런데 그냥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고전을 철저히 해부해서 현대인들에게 주는 메시지와 교훈을 재정리하는 작업을 밀도 있게 추진할 작정이다. 건강한 삶이 계속된다면 50권, 100권 그리고 그 이상의 책을 통해서 걸출한 인물들의 삶과 주장과 교훈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려 한다.

한 인간이 가진 소망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조금씩 변해 가지만 반세기 삶의 끝자락에서 내가 꼭 하고 싶은 것들의 으뜸은 고전 재해석하기다. 이는 나 자신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만 집중적인 독서를 해 나가기 힘든 많은 분에게 내가 남기고 떠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연대기 순서로 천재들이 남긴 작품들을 탐구하겠지만 웬만한 수준에 이르면 내 방식대로 그들을 비교하고 나의 의견과 주장을 담은 글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융합이나 통섭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나는 ‘르네상스인’이란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경제학에서 시작했지만 분야들을 ‘크로스오버’ 하는 글 읽기와 쓰기 그리고 생각하기를 계속하기를 소망한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마지막으로 고전 읽기와 병행해서 걸출한 인물과 시대의 배경이 되었던 곳들과 그들이 남긴 역사적 유물들을 찬찬히 둘러보는 여행을 계속하려 한다. 읽기가 도움이 되지만 역시 직접 가서 보고 체험하고 느끼는 것이 주는 감동과 영감은 읽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역사의 무대, 인물들이 살았던 곳, 그들의 시대가 남긴 각종 유적들을 살펴보고 이들을 통해 얻은 경험들을 글쓰기와 말하기로 많은 분에게 돌려주고 싶다. 외양은 화려하지 않지만 내실, 그러니까 콘텐츠가 아주 충실한 삶, 결과를 추구하지만 과정에 더 충실한 삶이 내가 살아가려는 삶이다. 이 때문에 버킷리스트도 무엇을 얻고 싶다가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다는 것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아무튼 열과 성과 혼을 담아서 하루하루를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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